[사설]대놓고 카지노 육성하겠다는 박근혜 정부
본문 바로가기
온라인 경제칼럼

[사설]대놓고 카지노 육성하겠다는 박근혜 정부

by eKHonomy 2015. 1. 18.

정부가 연내 복합리조트 2곳을 허가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7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국민적 합의도 없이 외국자본에 카지노 시장을 열어젖히더니 이젠 대놓고 정부가 카지노를 육성하겠다니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이번 대책에는 현대차가 사들인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 용산 미군부지 고밀도 개발 지원 같은 대기업의 민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또 경관 좋은 바닷가에 음식점이나 숙박시설을 허용하는 등 난개발 우려가 큰 대책까지 밀어넣었다. 정권 실세들의 지역구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경제 활성화인지, 선심성 정책인지 헷갈릴 정도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복합리조트 추가 허가다. 정부는 현재 외국자본이 영종도에 짓고 있는 복합리조트 외에도 연내에 2곳을 더 허가해 2020년쯤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최대주주가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제한을 없애고 국내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허가구역 역시 투자자가 원하면 울릉도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쳇말로 카지노만 하겠다면 자본도, 지역도 제한없는 ‘묻지마 정책’이다. 추가 후보지로는 영종도가 꼽히지만 부산, 경남, 전남·북 등 이미 각 지자체가 유치전에 가세한 터여서 한국 전체가 카지노 광풍에 휩싸일 듯한 분위기다.

정부 투자 활성화 대책 주요 내용 (출처 : 경향DB)


복합리조트는 호텔, 국제회의시설, 쇼핑몰 등에 카지노를 묶어 수익을 극대화하는 시설이다. 물론 카지노가 알짜배기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는 투자, 고용, 관광수입, 세수 증대를 예상한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외국자본의 복합리조트 사업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섣부르다. 기대효과 논거도 취약하다. 정부는 중국 관광객의 대거 유입을 바라고 있지만 중국경제가 불확실성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예상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일본, 대만까지 카지노시장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과잉투자 우려도 크다. 특히 카지노 자본이 ‘외국인 전용’만으로 수지를 맞추지 못하게 되면 내국인 시장을 내놓으라고 발톱을 드러낼 게 뻔하다.

카지노의 사회학적 후유증은 말이 필요없다. ‘노인에게 연금은 주지만, 연금 회수처는 카지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을 정도다. 관광산업 활성화의 목표가 내수시장 살리기에 있다면 서민들의 소비여력을 높여주는 정책에 집중하는 게 마땅하다. 카지노 같은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은 부작용만 커질 뿐 적절치 않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국회가 관련법 제·개정 과정에서 문제점과 부작용을 낱낱이 파헤쳐야 할 것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