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83개월 만의 경상수지 적자, 무겁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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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사설]83개월 만의 경상수지 적자, 무겁게 받아들여야

by eKHonomy 2019. 6. 7.

한국 경제에 경고음을 알리는 경제지표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9년 4월 경상수지(잠정)’를 보면 이 기간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적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전날 발표된 1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도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4%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나쁜 것이다. 여기에다 세계은행(WB)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보다 0.3%포인트 내린 2.6%로 제시했다. 안팎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정부가 제대로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4월 경상수지 적자를 두고 ‘매년 4월 배당시즌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답했다. ‘연례 행사’라는 것이다. 7년 만에 처음인 경상수지 적자를 이토록 가볍게 볼 수 있는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대한 반응도 마찬가지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경제성적표가 좋지 않게 나온 데 대한 성찰은 찾기 힘들다. 2, 3분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점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1분기가 워낙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2.6%)와 달리 1%대까지 저조한 예상까지 나온 상황에서 대응이 안이하다 할 것이다. 


경제가 허약체질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지난 1분기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국민총소득은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로 줄어들었다. 소득이 줄면 소비여력이 떨어져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다. 1분기 설비투자도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실업자 수와 실업률, 청년실업률은 4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고다. 정부가 돈 풀어 만든 일자리 외에 민간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실정이다. 미·중 무역갈등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경제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고, 개발도상국의 재정적 압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 경제가 단기 및 장기에서 모두 상당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세계은행 총재의 말은 세계 경제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외에서 경제 악재가 호재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가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실효성 있는 정책추진이 절실하다. 경제가 좋아지기 바라는 기대와 현실을 혼동해서는 곤란하다. 경고등이 들어온 지표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탈출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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