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주택시장이 난리다. 저금리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은 전세보증금의 월세 전환이 가속돼 전세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전세가격 상승률을 보면 근로자 소득상승률의 1.7배 수준으로 소득상승분으로는 치솟는 전세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경우 2014년 말 기준으로 총 가구수 중 자가에 살고 있는 비율이 54% 내외로 외국에 비해 임차 가구 비율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전·월세 가격이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이들 가구의 주거안정은 크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주택임차가구 시장이 위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견이 있는 부분은 아마도 위기의 원인과 해법이 무엇인가라는 부분일 것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장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전·월세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민들에 대해서는 공공임대 확대, 중산층에 대해서는 기업형 임대주택과 같은 민간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거나 내집 마련을 통한 분양주택의 주택 소유를 권장하는 것으로 해결을 모색해 왔다.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이나 전세주택 사업은 서울시에서 운영한 바 있던 시프트 사업이 전부였다. 그 외 대부분의 임대주택관련 정책들은 특정계층을 위한 상품이거나 분양 전환을 고려한 임시주택에 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점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에 대한 관심이 많다. 월세시대에 진입하면서 전세공급은 줄고 월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는데 주거안정성이 높은 임대주택 재고는 부족하고 또한 기존의 임대사업자는 영세한 수준이라 중산층의 주거 고민이 증가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단지_경향DB
기업형 임대주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택시장에서 자연스레 해결되도록 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은 대학생이나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행복주택이나 국민임대사업처럼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과는 확연하게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안정이라는 점에서 중산층이 안심하고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입지와 상품, 서비스를 결합해 전세가 아닌 임대주택을 선호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뉴스테이 예정지역 중 당초 임대주택 공급 예정지를 인위적으로 전환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만 높여도 되는 지역들을 굳이 건설사에 혜택을 주면서까지 임대주택공급을 독려할 필요는 없다. 또한 기업형 임대주택은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을 원하는 중산층을 위한 정책으로 전세 수요가 높은 지역에 임대주택을 공급해 전세세입자를 임대세입자로 전환시키는 것이 정책목표이므로 뉴스테이 공급지역 선정에 있어서 전세수요보다는 매매수요를 기준으로 선정해야 한다.
뉴스테이 사업의 성공은 공급지역의 선정에 있어서 중산층의 실질적인 주거수요를 고려해 주택시장에서 자연스레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
전광섭 | 호남대 부동산학과 교수
'온라인 경제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적] 립스틱에서 도시락으로 (0) | 2015.10.05 |
---|---|
[사설] 가계는 쪼그라드는데 늘기만 하는 기업소득 (0) | 2015.10.05 |
[사설]디플레이션 우려되는 한국 경제 (0) | 2015.10.02 |
[경제와 세상]‘미친 집세’, 대안은 임대소득 과세 (0) | 2015.09.30 |
[사설] 정부는 언제까지 ‘전·월세 지옥’에 눈감고 있을 텐가 (0) | 2015.09.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