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일의 경제새판짜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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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의 경제새판짜기33

[사설]경영계, 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에 성실히 임하라 유럽연합(EU)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조건을 한국이 경영계 등의 반대로 이행하지 못하자, 분쟁해결 1단계 조치로 제기했던 ‘정부 간 협의’가 지난 18일 성과 없이 종료됐다. EU는 내달 9일 열릴 한·EU FTA 무역위원회 전까지 가시적 진전이 없으면 2단계 조치인 ‘전문가패널’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패널은 중재위원회 성격의 기구로 소집 후 90일 내에 권고안을 마련한다. FTA 협상 당사국 간 전문가패널 ‘권고’는 지금까지 선례가 없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EU 회원국은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중단한다’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왕따’가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신뢰도 추락도 .. 2019. 3. 20.
연금개혁에 관한 거시경제학적 고찰 필자는 국민연금이 매년 큰 흑자를 내면서 적립금이 하염없이 쌓여가는 게 걱정이다. 미래를 위한다면서 총수요를 위축시키고 현재의 삶의 질은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까지 악영향을 받을까 염려된다. 하지만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는 연금을 더 내고 더 늦게 받아야 한다고, 따라서 지금부터 흑자를 더 많이 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 기금의 고갈 시점이 2060년에서 2057년으로 앞당겨졌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성을 위해 고통스러운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애덤 스미스가 에서 말하고자 한 핵심은 부유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돈을 쌓아놓는 게 아니라 노동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쌓아놓은 돈은 쓰고 나면 끝이지만, 생산성이 올라가면 매년 버는 돈이 많아지니 이게 진짜 부자라는 의미다.. 2018. 8. 31.
‘혁신지수 1위’ 한국의 아이러니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8개 회원국과 인근 8개국, 그리고 미국, 일본, 호주, 중국 등 주요 글로벌 경쟁국 10개국을 포함하는 46개국의 혁신지수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놀랍게도 한국이 1위로 나타났다. 금년만이 아니다. 한국은 이 평가에서 지난 2013년 이후 6년째 줄곧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유럽연합만 한국의 혁신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코넬대학과 인시아드(INSEAD),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등이 협력하여 만들어낸 ‘2018 글로벌 혁신지수’에서도 한국은 12위를 차지하여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미국 등보다는 낮지만 일본, 프랑스, 중국, 캐나다 등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경제의 혁신 역량에 대한 해외의 후한 평가는 혁신이 지지부진하다고 아우성치는 국내.. 2018. 8. 6.
개츠비곡선과 장벽사회 “한국에는 개츠비들이 너무 많아. 뭐 하는지 모르겠는데 돈은 많은 수수께끼의 저런 사람들….” 이창동 감독의 화제작 의 주인공 종수의 말이다. 가난에 허덕이며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는 종수에게 부자 청년 벤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의 주인공처럼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가난한 종수와 부유한 벤 사이에 존재하는 엄청난 격차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종수가 아무리 ‘노~력’해도 벤처럼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개츠비들은 대부분 애초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이들이기 때문이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 붕괴와 빈부격차 심화가 급격히 진행되었고, 그 결과 불평등이 지나치게 큰 ‘격차사회’가 도래하였다. 근래에는 격차사회보다도 훨씬 더 심각한 ‘장벽사.. 2018. 7. 6.
최저임금 논란과 소득주도성장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올림픽 조정경기에 출전했다. 조정은 키를 잡는 조수의 리드에 맞춰 여러 명의 타수가 호흡을 잘 맞추어 힘차게 노를 저어야 하는 종목이다. 선수들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으면 힘이 분산되고 저항까지 발생하여 속도가 줄어든다. 낯선 종목이어서 무관심한 국민도 일부 있고 심지어 대한민국은 양궁이나 태권도에 집중할 것이지 무슨 조정이냐고 야유를 하는 부류까지 있지만, 많은 국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출전한 조정 팀이 선전하기를 바라며 응원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대표팀은 왜 저러나 싶게 제대로 나아가지도 못하였다. 실망한 국민은 많은 말들을 쏟아냈고, 전문가들은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여러 논란이 일었지만 후미에서 어설프게 노를 저은 최 선수에게 비난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최 선수는 .. 2018. 6. 8.
재벌개혁, 지금이 기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은 물론 취임 초까지도 “최초로 재벌개혁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임기 중반 노 전 대통령은 재벌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간 것 같다”며 투항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규제완화의 순풍을 타고 재벌은 덩치를 불렸고, 총수의 안하무인 황제경영은 더욱 강고해졌다. 그만큼 재벌개혁은 어려운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연 재벌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재벌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스스로를 촛불정부라 칭한다면 정치권력의 민주화와 함께 경제권력의 민주화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재작년 겨울 진주의 촛불집회에서 한 19세 청년은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면 제가.. 2018. 5. 11.
‘사회주의 개헌론’ 유감 근래 들어 미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가 괄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례로 ‘공산주의피해자기념재단’이라는 반공단체가 작년 연말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생)의 44%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살고 싶다고 답한 반면,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살고 싶다는 답은 42%에 그쳤다. 35세 미만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는 53%가 사회주의를 선호한다고 답하였다.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사회주의를 터부시했다는 점에 비추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여론의 변화 때문에 공개적으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가 2016년 민주당 대통령 .. 2018. 4. 13.
최저임금, 서비스 가격과 서비스 생산성 요즘 물가 인상을 피부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삼겹살은 7.4%, 짜장면 3.2%, 김치찌개 백반은 2.7% 인상됐다고 한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4%인데, 외식물가지수 상승률은 2.8%로 두 배나 높았다. 외부 음식점뿐만 아니라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숍 등 어디를 가도 가격 상승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상당수 생활용품과 식료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압박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생활물가 폭등’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정부가 ‘강 건너 불 구경’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는 시장 가격에 전혀 압력이나 규제를 가.. 2018. 3. 16.
[사설]GM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를 우려한다 미국 GM이 자회사인 한국지엠의 4개 완성차 공장 중 군산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철수설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의 주요 거점이라며 부인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일방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GM 본사는 경영난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2012년 한국에서 80만대 이상의 완성차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52만대로 줄면서 지난 4년간 3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GM은 “우리는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며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통해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본사가 그동안 신차 제조 물량을 한국지엠에 배정하는 조건으로 증자 참여와 외국인투자지.. 2018.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