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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1663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주가지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 말해주는 것들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 증시는 장기 횡보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라는 유동성 모르핀을 맞았던 2020년 장세가 예외였을 뿐,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박스권으로 회귀하고 있는 듯하다. 12월7일 코스피(KOSPI·한국종합주가지수)는 2393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는데, 10년 전인 2012년 12월7일 마감 종가는 1957포인트였다. 10년 동안 코스피는 22.3%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증시는 과거 세 차례의 장기 강세장을 경험했는데, 세 시기 모두 강력한 경제 성장 엔진이 존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차 강세장은 1972~1978년에 나타났는데 당시 주가 상승의 동력은 중동 건설붐에 따른 오일머니 유입이었다. 2차 강세장은 1985~1988년의 3저 호황을 등에 업고.. 2022. 12. 9.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병행, 그 불가능한 임무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분히 매파적이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세 가지 점을 분명히 했다. ‘인플레이션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는 늦추겠지만, 이를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점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이번 긴축 사이클의 금리 고점은 9월 FOMC에서 제시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 천천히, 그러나 더 오랫동안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이 파월 의장 발언의 요지였다. 어떤 정책이든 대체로 상반된 효과(trade-off)가 발생한다. 중앙은행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인플레이션이야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제의 주요 화두였지만, 금융불안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 2022. 11. 4.
[에디터의 창] 추경호 경제팀, 환율 안정에 직을 걸라 ‘지금 경제전망을 하는 사람은 바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상황이 예측불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보다 정도가 심각해 보인다. 환율과 주가는 극심한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투자자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상당 기간 대외경제 여건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추경호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은 신발끈을 바짝 동여매야 할 때다. 경제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원·달러 환율 폭등을 막으면서 원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외생변수 영향이 크고 위기 때마다 늘 환율이 문제였다. 한국인들의 삶에 심각한 상처를 남긴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환율은 1년 만에 900원 수준에서 2000원 가까이로 치솟았다. 외환시장의 위기경.. 2022. 10. 14.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영국서 벌어지는 초현실주의 희비극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금리가 올라가고, 주가가 떨어지고, 경기 침체가 나타나곤 하는 일련의 과정은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일이다. 이번에 직면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1980년대 초 이후 40여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분명 독특한 측면이 있으나 본질은 일반적인 사이클과 다르지 않다. 이번에도 경기 침체는 꽤 높은 확률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긴축정책은 경기후퇴를 예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금리를 올려 경제의 과잉수요를 억제함으로써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이 긴축이기 때문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가 폭락은 경기 침체에 대한 선행적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경기 둔화의 양상이 완만한 연착륙일지, 아니면 치명적인 경착륙일지가 중요한데, 시스템 리스크의.. 2022. 9. 30.
[여적]근린궁핍화 정책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한 3연속 ‘자이언트 스텝’ 충격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코스피 2300선이 두 달여 만에 무너졌다. 23일 이날 코스피는 1.81% 하락한 2290.00, 코스닥 지수는 2.93% 급락한 729.36으로 마감했다.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문재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진이 이틀째 이어졌다.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2.31포인트(1.81%) 급락한 2290.00을 기록했다. 2300선이 무너진 것은 두 달여 만이고, 종가 기준으로는 거의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투자자에게는 ‘검은 금요일’이었다. 전날 13년 반 만에 140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 2022. 9. 26.
[박종성 칼럼] 금리 인상의 후폭풍 멀리는 닷컴버블, 가까이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저금리 시대를 살았다.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렸고 이도 모자라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양적완화)으로 시중에 돈을 풀었다. 그래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자 마이너스 금리까지 출현했다. 통화량이 늘면 물가가 오른다는 경제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저금리 트렌드가 굳어지는 것처럼 보인 시기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를 넘나들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9.1%를 기록했다. 41년 만에 최고다. 유로존은 9.1%(8월), 영국은 10.1%(7월)에 달했다. 신흥국가들 중에는 물가가 수십% 오른 나라도 많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는 .. 2022. 9. 21.
[여적] ‘오만전자’ 삼성전자 주가는 16일 5만6200원으로 전날보다 200원(0.36%) 올랐다. 장 초반 5만5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이후 ‘쌀 때 사자’는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돼 소폭 상승으로 돌아섰다. 지난 6월 중순 ‘오만전자’로 내려앉은 삼성전자는 한 달 만에 6만원대로 복귀했으나 다시 5만원대로 떨어진 뒤 허우적대고 있다. 지난해 초 9만원을 돌파하며 ‘십만전자’를 목전에 뒀던 것과는 딴판이다. 기업가치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과 주식 시가총액 등으로 평가할 수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 value Ratio)은 주가와 순자산을 비교해 만든 투자지표다. PBR 1은 주가와 기업의 주당 순자산이 같은 상태다. 수치가 낮을수록 그 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 2022. 9. 19.
[여적]잭슨홀 미팅 잭슨홀(Jackson Hole)은 미국 와이오밍주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아래에 있는 인구 1만명의 작은 관광 도시다. 지명에 붙은 ‘홀(구멍)’은 깊고 큰 골짜기라는 의미이다. 해발 1940~2100m에 자리잡은 도시 전체가 험준한 산에 둘러싸여 있다. 이 도시가 1년 중 3일간 전 세계의 경제 수도가 된다. 이른바 ‘잭슨홀 미팅(Jackson Hole Meeting)’ 때문이다. 공식 명칭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미국 내 12개 연방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이 매년 이맘때 개최한다. 1978년 농업 학술대회로 시작해 1982년부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주최 측이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인 폴 볼커를 연단에 세운 덕분이었다. 낚시광인 볼커는 행사 후 잭슨홀의.. 2022. 8. 30.
[김학균의 쓰고 달콤한 경제] 고상한 자본주의, 미몽으로 끝나는가 이기적 동기와 결과로서의 높은 효율은 자본주의의 미덕으로 칭송돼 왔다. 애덤 스미스가 에 쓴 그 유명한 문장처럼 말이다. ‘우리가 매일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계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기업 활동과 금융시장에서 나타났던 중요한 흐름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은 이와는 결이 다른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결과로서의 효율뿐만 아니라 결과를 만드는 행동도 규범적으로 혹은 아름답게 하자는 취지가 그것이다. 아름답게 행동하면 결과가 더 좋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보편성을 가진 공리로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ESG를 준거의 틀로 삼았던 행동과 결과의 경험치가 충분히 쌓여 있지 않아 판단을 내릴 만한 근거가 .. 2022.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