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박경철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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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박경철 칼럼9

[경제와 세상]압축적 경제민주화 장상환 | 경상대 교수·경제학 경제민주화가 올해 대통령 선거의 핵심 의제로 등장했다. 재벌의 경제력이 너무 비대해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양극화가 경제침체를 몰고 왔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정치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 경제민주주의의 순서를 밟았다. 정치적 민주주의가 군주제나 귀족과두제를 타파하고 보편적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확립한 것이라면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보장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사회적 민주주의다. 경제민주주의란 경제생활의 운영과정에서 노동자의 지배와 통제를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가는 생산수단의 소유를 기반으로 경제생활을 통제하는데 노동자도 단순히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서 경제생활에 참여하는 것이다. 생산·소비·투자·근로조건·기술 등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2012. 10. 10.
[경제와 세상] 복합적인 탐욕 박경철|의사·경제평론가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업이 스스로의 기여도에 합당한 잉여를 배분받고 있는가라는 점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윤활유 구실을 해야 하는 금융업이 지나치게 성장하면서 몸체인 실물을 흔들고 있다. 이로 인해 약화된 실물에서 빠져나간 잉여자원은 계속 금융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월가 점령 시위를 벌이던 한 젊은이가 낮잠을 청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 경향신문DB 그 결과 자동차공장에서 하루종일 작업하는 근로자와 컴퓨터 앞에 앉아 고객의 자금을 굴리며 일하는 근로자의 비정상적(여기서 정상의 범위가 어디인지는 논외로 하자)인 임금격차가 발생했고, 그 격차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이와함께 금융뿐.. 2011. 10. 20.
[경제와 세상] 신소작농의 시대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우리나라는 백성의 빈부 차이가 너무도 심합니다. 부자는 그 땅이 한량없이 연해 있고 가난한 자는 송곳을 세울 곳도 없습니다.’ 이것은 중종조 명신(名臣) 박수량이 임금에게 간하는 실록의 한 장면이다. 경제적 토대의 전부였던 토지가 반정에 공을 세운 공신과 사족들의 점유로 속속 넘어가면서 국가재정이 흔들리고 유민이 속출하는 폐해가 심화되자, 일부 개혁적인 신하들이 중국의 균전제를 모방해서 백성들에게 토지를 나눠주려 시도했던 흔적들인 셈이다. 아마 이때 조선의 위정자들이 박수량의 충심 어린 조언이나 조광조의 개혁안을 받아들였다면, 50년 후 임진왜란 때 조선 백성의 일부가 왜적에 가담하여 어가를 쫓는 길잡이가 되는 비극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이전 로마에서도 이미 비슷한 일이 .. 2011. 9. 22.
[경제와 세상] 문제는 ‘공감’이다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남자들이 화장실 소변기 앞에서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것은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라는 지극히 마초적인 스티커다. 눈물은 곧 공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한국 남자는 최대한 공감력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도그마가 여기에 숨어있는 셈이다. 어쨌건 우리 사회에서 남자의 눈물, 그것도 공개석상에서 보이는 공인의 눈물은 드문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남자의 눈물도 아름다울 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기가 아닌 타인의 고통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물인 경우다. 눈물의 대상이 자기를 향할 때는 연민이나 동정의 대상이 되지만, 타인을 대상으로 할 때는 커다란 공감의 파도를 몰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 전에 흘린 눈물은 그것이 .. 2011. 8. 25.
[경제와 세상] 대기업이 존경받고 싶다면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천성산 지킴이’라 불렸던 지율 스님의 단식은 외견상 6개월간의 공사 지연과 145억원의 공사 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유형 손실’이 아닌 ‘무형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계산은 달라진다. ‘도롱뇽’이라는 한 생명체를 상징으로 한 지율 스님의 강력한 환경운동은 이후 토목공사나 국책사업 등을 계획할 때마다 ‘천성산’의 기억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할 것이고, 강력한 자기검열의 기준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지율 스님의 ‘도롱뇽 전쟁’은 유형의 손실과 무형의 이익이라는 양자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보통 자연물을 대상으로 가치를 산정하지 않지만,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자연이 훼손될 경우, 그것을 복구하는데 드는 미래의 ‘그림자 비용’은 구조.. 2011. 7. 28.
[경제와 세상] 자본의 무서운 교만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등록금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학생들이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피켓을 들고 나오면서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백과사전에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기본권의 하나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사회의 지배체제 내지 지배질서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소수의견의 표현행위에 대한 공권력의 간섭이나 제한을 배제하는 것이, 소수자의 인권과 이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되어 있다. 즉 집회결사의 자유는 사회적 약자가 주장을 펼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수단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집회결사의 자유가 ‘절대 강자’에게도 동일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는 ‘소수’ 혹은 ‘약자’라는 보편적 기준이 모호하고 자칫하면 그것이 정치적 억압이나 .. 2011. 6. 30.
[경제와 세상] 반값 등록금이 놓치고 있는 것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donodonsu@naver.com 대학등록금 문제가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생경한 모습이었던 대학생의 가두시위와 연행 소식이 다시 들려오고, 김제동, 김여진씨 등 시대를 고민하는 인기 연예인들까지 그들의 편에 서면서, 이 문제가 시대적 고민의 일부로 편입되는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점은 논리적 과제만이 아니다. 만약 이것을 논리 문제로만 보자면, 대학을 다니지 않는 청년들까지 세금을 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지원해야 하느냐는 치졸한 논쟁부터, 누구의 눈물을 먼저 닦아야 할 것인가의 복지의 우선순위 논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해법은 결국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선택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논란의 와중에서 간과.. 2011. 6. 2.
[경제와 세상] 부자와 빈자의 돈에 대한 욕망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donodonsu@naver.com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들이 고객의 돈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며 무분별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병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그 사건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단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를 무수하게 목도해 왔는데, 수십조원을 가진 재벌가가 증여세와 상속세를 면탈하기 위해 물의를 일으키거나, 소득세를 탈루하고 기업의 자금을 유용해서 개인의 잇속을 차리는 장면들이 그것이다. 재벌, 한없는 욕심은 결국 재앙으로 이쯤에서 우리는 ‘그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이 왜 더 많은 부를 욕심내는 것일까?’라는 철학적인 의문을 한번쯤 가져보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이에 대해 ‘부 그 자체가.. 2011. 5. 5.
[경제와 세상] 소득 2만달러 시대의 행복 찾기 박경철 | 의사·경제평론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행복하지 않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기상이 드높아야 할 청년학생이 절망하고 그들의 부모들이 웃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거시지표는 숨가쁘게 상승하고 있는데, 대체 왜 그럴까? 일찍이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와 폴 새뮤얼슨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던진 바 있다. 먼저 새뮤얼슨은 행복을 ‘가진 것/욕망’으로 규정했다. 가진 것을 늘리거나 욕망을 줄이는 것이 행복의 척도라는 의미다. 더 가지거나 욕망 줄이거나 양갈래 지극히 통찰적인 결론이다. 실제 인류의 행복 찾기는 이 공식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앵거스 메디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예수 탄생 시점에서 18세기 초입에 이르기까지 1700년간 인류의 생산성 증가는 고작.. 2011.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