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정대영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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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정대영 칼럼43

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하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려는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득권 세력에 의해 오랫동안 쌓인 적폐가 엄청나기 때문에 당연히 개혁 대상도 많을 것이다. 개헌 논의부터 시작하여 시민의회 설립, 선거제도 개혁, 국민소환제 도입, 대통령과 각료의 24시간 일정 공개, 부정부패 처벌에 대한 공소시효 중지, 재벌개혁, 기본소득제 도입 등등이다. 거의 모두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정책이다. 이런 과제들은 많은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며 한꺼번에 모두 할 수 없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외에도 꼭 필요하지만 제기되지 않은 개혁 과제를 찾아야 한다. 실질적인 효과가 없으면서도 보여주기 위한 정책은 빼버려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제대로 해야 촛불혁명이 완성되고 시.. 2016. 12. 29.
[경제와 세상]박근혜 이후가 더 중요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한국 지배계층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나라와 국민은 말뿐이고 주어진 힘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 왔다. CJ와 관련한 문제 영화로 지목되는 가 많이 떠오른다. 보름간 왕 노릇을 하는 광대에 의해 하늘처럼 높아보였던 정승·판서들의 짓거리가 까발려지고 꾸짖음을 당한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고, 선량한 사람을 고문해 죄인을 만든다. 지금의 모습 그대로이다. 어렵다는 고시에 합격하고 외국에서 박사 학위 받은 장차관과 고위 관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앞뒤 안 맞는 이상한 말을 열심히 받아 적고 그대로 실행했다. 나아가 대통령과 최순실의 사익을 위한 해결사 노릇까지 했다. 주어진 자리가 너무 좋아 오래하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한국 사.. 2016. 11. 24.
[경제와 세상]‘괜찮은 일자리’를 공약하라 10월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이다. 졸업반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마무리하고 진학과 취업 등을 한창 준비할 때다. 기업이나 여러 기관 단체들도 때맞추어 훌륭한 인재를 뽑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학 4학년 학생들은 취업정보를 공유하고 여기저기 시험을 보고 면접을 준비하느라 바빠야 한다. 그리고 일부 빠른 학생들은 이미 취업을 해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명문대 4학년 학생들도 대부분 이런 경험과는 거리가 멀다. 일부는 취업 재수 삼수를 대비해 자격증 등 스펙을 높이고, 경제력이 있는 일부 학생은 해외 유학을 간다. 다른 학생들은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고, 또 일부는 별 대안이 없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무기력하고 답답해 보이지만 진짜 어려운 젊은이들은 아니다. .. 2016. 10. 13.
[경제와 세상]이제 개혁세력이 성장을 이야기할 때이다 2016년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8% 성장하는 데 그쳤고, 7월의 생산 소비 설비투자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금년의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와 비슷한 2.6%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저성장 기조는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과거 성장시대 대표기업의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이 7% 성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정권을 잡았지만 겨우 3% 정도 성장하는 데 그쳤다. 다음은 1960~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루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통령이 되었지만 역시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소위 성장론자로 불리는 관료와 관변 학자들이 정책을 주도하고, 정책의 내용도 비슷하다. 금리 인하를 통한 투자 확대, 부동산 경기부양을 통한 경기활성화, 환율인상을 통한.. 2016. 9. 8.
구의역 참사를 다시 생각하며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살의 청년이 전동차에 치여 죽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뜨거웠던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도 거의 사라지고 국민들도 잊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잊어서는 안 되고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씹어 봐야 한다. 똑같은 참사가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에서 일어났다. 구의역은 세 번째이다. “한번 일어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는 말이 그대로 맞은 셈이다. 즉, 구의역 사건은 예상됐던 사건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아주 나쁜 일일 뿐 아니라, 그 본질이 한국 사회경제의 구조적 모순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은 구의역 사건의 본질을 자본 중시, 인간과 노동의 경시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은 언.. 2016. 7. 1.
소득세 포괄주의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달이기도 하다. 사업자는 지난해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신고하고, 국세청에서 부과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종합소득세는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소득만 있는 경우, 연 300만원 이하의 기타 소득만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소득이 있는 사람은 모두 신고하게 돼 있다. 언뜻 보면 경제활동을 하고 소득이 어느 정도 이상이면 모두 신고대상일 것으로 보이나 실제는 많이 다르다. 지난해 종합소득세 신고자는 505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기에다 종합소득세 신고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연소득이 100만원 이하로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GDP 대비 소득세 세수 비중은 4% 정도로 OECD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2016. 5. 25.
좋은 ‘경제 제도’로 답하라 지난 4월13일에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열망이 반영되어 여소야대, 양당체제 붕괴 등 한국 정치의 지각 변동이 있었다. 정부 여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 야당의 무조건적인 발목잡기 등이 줄어들 수 있어 정치권의 문제 해결 능력이 조금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와 가능성의 시기에 한국경제의 큰 흐름을 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가 일제 침탈과 분단, 6·25를 겪고 지금까지 이룬 경제적 성과는 대단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57년 67달러에서 2015년 2만7430달러로 증가했다.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의 한국은 많이 좋아졌고, 일부 사람은 한국을 아주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은 괜찮은 일자리 부족, 불평등과 불공정, 살벌한 경쟁 등으로 인해 한국을.. 2016. 4. 20.
이번 선거에 이것 하나만이라도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한국경제는 일자리 부족과 집세 폭등, 소득불평등, 성장둔화 등 어려움이 아주 많다. 각 정당은 서로 국민을 잘살게 만들겠다는 공약을 요란하게 내놓고 있으며, 국회의원 후보자들도 모두 자신이 최고의 인물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선택 기준을 제시고 있다. 그러면 어떤 정당, 누구를 뽑아야 국민의 실질적인 살림살이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을까? 원론적으로는 각 정당의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확인 평가하여 제대로 된 정책이 있고, 이를 잘 추진할 정당과 정치인을 뽑으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것은 매우 어렵다. 한국의 정당이나 정치는 정책보다는 사람과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비박과 진박의 대결, 친이와 친노의 청산 등이 선.. 2016. 3. 16.
한국경제의 최악 시나리오 2016년 들어 한국경제와 주변 여건이 더 나빠지면서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부쩍 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한 때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예외적이기는 하지만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위기상황을 설정하고, 위기의 정도에 따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충격을 검증해보는 작업이다. 이는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의 설정, 계량 모델 등을 이용하여 시나리오별 수출이나 국민소득 등의 감소 규모 추정, 경기 위축에 따른 고용과 소비의 감소 등 2차 파급효과 추정 등이 필요한 복잡한 작업이다. 많은 연구 인력을 보유한 대형 경제연구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는 몇 개의 중요 사건에 대한 간략한 시나리오만 갖고 큰 흐름을 점검해보자. 한국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사건은 부동산과 가계부채.. 2016.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