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정대영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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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정대영 칼럼43

조세제도,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번 연말정산 결과 봉급생활자는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 불만이 대단하다. 정부와 여당은 소급입법을 통해서라도 세금을 줄여줄 모양이고, 야당은 지난해 세법 개정에 동의했기 때문에 어정쩡한 입장이다. 한국은 재정건전성 회복과 복지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어떤 형태든 증세가 필요하다. 이번 담뱃세 인상도 정부가 뭐라 해도 조세수입의 확대가 목적이다. 이참에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증세를 포함, 조세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보자. 한국의 조세제도는 간단한 경제논리와 상식으로만 봐도 부실하고 잘못된 부분이 많다. 조세에 대해선 비전문가이지만 논의의 시작을 위해 간접세, 법인세, 소득세의 문제점과 개혁 방향을 간략히 제시해 본다. 첫째, 부가가치세·특별소비세 등 간접세의 경우 세율은 미국·일본보다는 높고, 유럽 국가.. 2015. 2. 11.
한국 경제, 위기는 어디서 올까? 위기는 대부분 인간의 과도한 탐욕 끝에서 시작된다. 한국 경제는 2000년대 중·후반 탐욕의 결과물인 부동산 시장 과열과 급증한 가계부채로 인해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와 관련된 위기는 1997년 IMF 사태와 같이 급격한 충격으로 오지 않고 일본식 장기침체의 형태로 올 것 같다. 소비 위축, 일자리 부족 등 장기침체의 징후가 이미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다 몇 년 전부터 새로운 탐욕이 나타나 또 다른 위기의 씨앗이 되고 있다. 바로 전셋값 폭등이다. 집주인, 부동산 중개업자, 정부가 합작하여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 집주인은 무이자로 늘어난 보증금을 활용할 수 있고, 부동산 중개업자는 수수료가 올라 좋다. 정부는 전셋값이 올라 세입자들이 집을 사게 되면 부동산 거래가 .. 2015. 1. 7.
‘FTA 전성시대’를 맞는 우리의 자세 지난달 한국 최대 교역국이며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었다. 언론의 기사화와 일부 농민단체 등의 반대 시위는 있었지만 국민 대다수는 무덤덤한 모습이다. 수능의 변별력 상실보다 관심이 적었던 것 같다. 그리고 며칠 뒤 있었던 한·뉴질랜드 FTA 타결 소식은 기억하는 사람조차 거의 없는 듯하다. 한국이 FTA를 체결 또는 타결한 국가는 2004년 4월 최초 체결국인 칠레를 포함해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 국가, 싱가포르, 인도, 캐나다, 호주, 중국 등 아주 많다. 한국은 수출의 70% 이상이 이들 국가와 이루어지고 있어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FTA를 통한 교역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일 것이다. 한국의 FTA는 국민의 정부에서 시작되고, 참여정부에 들어 한·미 FT.. 2014. 12. 10.
피케티와 한국의 불평등 저자인 토마 피케티는 올해 세계와 한국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경제학자일 것이다. 그의 책은 하버드대학 출판부에서 지금까지 출간된 책 중 가장 많이 팔렸다. 한국에서도 800페이지가 넘는 경제학 책이 번역서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의 강연에는 수많은 청중이 몰렸다. 의 핵심은 유럽과 미국의 장기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불평등이 양차 세계대전부터 1970년대까지는 완화되었으나, 1980년대부터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수익률은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성장률이 낮아져 자본소득의 비중과 국민소득 대비 자본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는 저성장기에 들어가고 있어 자본수익률과 성장률의 격화는 더 커질 것이고 불평등의 정도도 더 심해질 것이다. 이에 대.. 2014. 11. 12.
새까만 보수주의자가 빨갱이로 독일에서는 보수주의를 표시하는 색이 검은색이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부모로 둔 한국계 독일 청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 청년은 박사학위를 끝내고 독일 본대학의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독일의 통일과, 한국의 남북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이 청년은 우파 보수주의자로서 독일의 현 집권당이며 보수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의 열렬한 청년 당원이기도 하였다. 자신은 보수성향이 강하여 독일 친구들은 자신을 “뼛속까지 새까만 보수주의자로 부른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의 경제현실과 경제정책, 정치 상황, 남북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 한국 친구들은 자신을 ‘좌파나 빨갱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한과 북한의 정치와 경제 등을 비교하고 통일 문제에 대한 연구를 위.. 2014. 10. 15.
신뢰의 위기와 한국 경제 한국 사회의 신뢰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위기 상황에 빠진 듯하다. 과거에도 정치 지도자와 관료나 국회의원 등의 거짓말은 많았고, 언론 보도나 정부 발표도 믿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었으나 지금처럼 모든 것을 믿기 어렵지는 않았다. 세월호의 침몰과 해경의 구조, 이어지는 사태수습 과정에서 나타난 일들의 황당함과 어이없음은 무엇이 사실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나돌고 있는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을 듣고 있노라면 자신이 본 사실이나 당연한 상식마저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여기에다 언론과 사람들은 양쪽 진영으로 나뉘어, 말하는 것뿐 아니라 보고 듣는 것조차 완전히 다르다. 이제는 상대 진영의 이야기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 상황이 된 듯하다. .. 2014. 9. 17.
노인 빈곤, 노인들이 먼저 책임져보자 한국에서 노인들의 삶은 매우 고달프다. 높은 노인 빈곤율과 세계 최고의 노인 자살률이 이를 잘 설명한다. 올해 7월 시행된 기초연금 이외에도 주택연금, 농지연금 등 노인 세대에게 유리한 여러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고령화가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데다 가족 내의 부양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노후 준비가 안 된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50대 중·후반인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그러나 노인들의 어려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반응은 좋지 않다. 젊은이들도 노인들 못지않게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어렵게 입시경쟁을 치르고 많은 비용을 들여 스펙을 쌓아 사회에 나와도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눈높이를 낮추어 가려 .. 2014. 8. 20.
어떻게 해야 한국경제가 살아날까 현재 한국경제는 침몰 전 세월호와 흡사하다. 심화되는 양극화로 중산층은 몰락하고 빈곤층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수 위축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하도 오래돼 이제는 어렵다는 말조차 안 나온다. 괜찮은 일자리 부족으로 젊은이의 취업은 입시보다 더 치열하다. 괜찮은 일자리를 얻은 사람도 물려받은 재산이 없으면 비싼 전·월셋값 때문에 생활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이러한 한국경제에 대해 신임 경제부총리의 첫 번째 처방이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를 통한 부동산 띄우기이다. 경제력이 부족한 사람도 금융기관에서 더 많은 빚을 낼 수 있게 해, 집값을 올리고 한국경제를 살리겠다는.. 2014. 7. 23.
법도 원칙도 없는 ‘임대소득세법안’ 2014년 2월부터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논의되던 주택임대소득 과세 방안이 얼마 전 발표됐다. 국회의 입법과정 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주택임대소득세에 대해 법과 원칙이 무엇인지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법과 원칙은 나라를 끌고 가는 기본이 돼야 하고, 조금은 퇴색했지만 한때 박근혜 정부가 강하게 주장하던 구호였기 때문이다. 먼저 현재의 법을 보자. 1주택자인 경우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제외하고 임대소득세는 아무리 많아도 비과세이다. 2주택자인 경우 전세는 비과세이고 월세는 과세 대상이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월세와 함께 3억원 이상 전세도 과세 대상이다. 그러나 실제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임대소득은 거의 과세하지 않.. 2014.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