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정대영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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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정대영 칼럼43

한국경제, 누가 망치고 있나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말이 많다. 작년 세월호 참사 때 절체절명의 구조 순간에 빗대어 지금이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말까지 한다. 이와 관련, 얼마 전 교수, 전직 관료, 전문직 등 1000인이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할 것을 촉구하는 지식인 모임을 결성하고 결의문을 여·야 국회에 보냈다. 주요 내용은 미증유의 경제위기가 다가오는데도 국민의 상황인식이 부족하고 정치권은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또한 백척간두에 선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중 FTA의 조속한 비준, 기업의 투자확대, 노동개혁,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한국경제가 어렵고,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극화와 괜찮은 일자리 부족, 수출부진과 저성장 기조의 고착, 전·월세가 폭등, 가계부채 불안 등.. 2015. 12. 23.
[경제와 세상]‘고졸만세운동’ 고졸만세운동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만족하며 살아가는 세상 만들기’ 운동의 약칭이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2014년 등록기준 71%로 2000년대 중반 78%에 비해 조금 낮아졌으나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30% 미만이 사회로 바로 나오는데 이 중에서도 3분의 1 정도만 겨우 직장을 갖는다. 고등학교 졸업자는 취업을 해도 보수와 차별대우 등으로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기도 어렵다. 이들은 수없이 직장을 바꾸어 봐도 생활이 나아지기 어렵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소수인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관심은 자녀들이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들어가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교육정책의 핵심도 수능과 내신, 수시와 정시 .. 2015. 10. 28.
불평등·불공정 줄여야 신뢰사회 한국에서 청년실업과 괜찮은 일자리 부족, 노인빈곤 등의 문제는 오래되었고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당연히 소득과 부의 불평등도 악화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니계수와 같은 전통적인 소득불평등 지표로는 그 심각성을 설명하지 못했다. 2013년 한국의 지니계수는 0.31로 미국(0.39)보다 양호하고,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는 프랑스(0.31), 독일(0.29)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양극화와 소득불평등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다행히 2014년 피케티 열풍과 함께 한국에서도 국세청의 과세자료를 이용한 상위 1%, 10% 등의 소득집중도 통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불평등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상위 1% 기준보다 상위 10% 기준의 .. 2015. 9. 2.
인터넷은행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지난 6월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자산규모 5조원이 넘지 않는 IT기업 등의 산업자본은 은행지분의 50%까지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은행 설립의 최소자본금도 1000억원 이상에서 500억원 이상으로 낮추었고, 건전성 규제도 시중은행보다 완화된 자기자본 규제를 1~3년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몇몇 IT기업과 증권·보험사 등이 관심을 갖고 인터넷은행의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1993년 이후 새로운 은행의 설립이 없었다. 그간 HSBC(홍콩상하이은행)와 같은 세계적인 은행의 한국 현지법인 설립 추진, 종교단체의 은행 설립 추진,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설 노력 등 은행의 신규 설립을 위한 움.. 2015. 8. 5.
그리스 사태, 남의 일이 아니다 그리스 사태가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의 긴축안이 거부됨으로써 혼돈 속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스가 빚을 많이 탕감받아 살기가 나아질지, 유로존을 탈퇴하여 유럽의 변방으로 남을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 그리스 사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앞으로 사태의 확산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한국은 1997년 IMF 사태라는 엄청난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리스 사태의 본질을 잘 짚어보고 대비할 것은 미리 대비해야 한다. 먼저 그리스 사태는 대표적인 재정위기로 세금이나 국채 등의 정상적인 재정수입으로 공무원 봉급 등의 재정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국가부도 상황에 이른 것이다. 재정위기도 다른 위기와 같이 과다 부채가 핵심 원인이다. 부채가 늘어난 원인으로 한쪽에서는 방만한 복지지출을, 다른 쪽에서는 정부의 무능.. 2015. 7. 8.
론스타와 외환은행에 얽힌 근본적 의혹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제기한 5조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분쟁중재(ISDS)’가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거의 잊혀진 사건인 외환은행 불법매각 사태를 정리해볼 필요가 생겼다. 외환은행 사태는 시간상으로 2002년 하반기 국민의 정부 말기에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를 고려하며 시작되었고, 참여정부 때인 2003년 9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되었다. 그리고 2012년 초 이명박 정부 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함으로써 일단락되었다가 지금 박근혜 정부에 들어 투자자-국가 간 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태의 핵심은 별로 부실하지 않았던 외환은행을, 파는 사람인 외환은행의 경영진과 한국의 감독당국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겨, 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관료들이 주도.. 2015. 6. 10.
국민연금, 제도 밖에 답이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여야 간 협상이 꼬이면서 문제가 복잡한 국민연금으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의 공적연금은 기초연금, 국민연금, 그리고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 연금 세 가지가 있다. 세 가지 연금 모두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만 기초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의 특수직 연금은 해결 방안과 극복해야 할 제약 요인이 비교적 단순하다. 기초연금은 지급 금액이 최대 20만원으로 노후 생계의 기초가 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단계적 인상이 필요하나 고령화 등으로 대상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 재정 부담이 가장 큰 제약 요인이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 연금은 다른 연금에 비해 혜택이 과도하다. 여기에다 일부 특수직 연금은 이미 재원이 부족해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내는 보험료는 올리고 받는 연금을 줄이.. 2015. 5. 13.
가까이 다가온 디플레이션 한국 경제는 저성장에 이어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징후까지 나타나고 있다. 생산자물가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3년째 계속 떨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2014년 하반기 이후 1% 내외 상승하다가, 2015년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초의 담뱃세 인상분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도 올해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통계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는 작성 과정에서 실제보다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이를 소비자물가지수의 상향편의(upward bias)라고 한다. 한국도 소비자물가지수의 상향편의가 어느 정도 있다면 이미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은 분배구조 악화, 실물자산에 대한 투기 확산,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등의 부작용.. 2015. 4. 15.
저성장 시대, 박근혜 정부가 할 일 얼마 전 경제부총리도 한 강연에서 “ ‘고성장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고성장 시대의 종언을 인정한 셈이다. 경제학 박사인 부총리가 이제야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이상하다. 경제학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만 있으면 한국이 예전과 같은 고성장은 불가능하고 저성장 시대에 이미 들어갔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 국가의 잠재적 성장 능력은 대략 노동인구와 생산성 증가율의 합으로 결정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지식이다. 한국은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노동인구가 거의 늘지 않고 있다. 생산성도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단계에 이르면 단기간에 크게 올리기 어렵다. 즉, 한국 경제는 오래전부터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대표적.. 2015.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