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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직필176

은행들 폭리, 두고만 볼 일인가 이달 초 발표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는 양극화의 현실을 드러낸다. 지니계수나 5분위 배율(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은 2021년 들어 시장소득 외에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도 악화됐다. 지난 몇 년간 처분가능소득의 분배는 조세나 사회보험 등의 공적이전에 힘입어 다소나마 개선되는 추세였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그런 흐름조차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불평등을 낳는 시장의 힘이 통제되지 않고 강해지기만 하는 탓이다. 양극화는 취약계층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올해 3분기 가구 실질소득(물가변동의 영향이 제거된 소득)은 특히 소득 하위 20%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하위 20% 가구의 약 60%는 소비에 쓸 돈을 벌지 못해 매월 적자.. 2022. 12. 14.
세계는 충돌할 것인가 세계는 분열의 시대에 들어섰다. 세계는 충돌하고 말 것인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분열과 충돌의 양상을 확연히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대만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북핵 문제가 서로 연동되어 있고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백승욱 교수, 박민희 기자). 전쟁의 공포는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15일에는 우크라이나 접경의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졌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요격 미사일 오폭으로 이야기되었다. 그러나 만약 러시아가 쏜 것이었다면, 나토를 공격한 것이 된다. 나토와 러시아 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었다. 한편 북한은 11월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 2022. 11. 30.
현 정권은 왜 이리 정직할까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한 연구에 따르면 93%가 하루에 한 번 이상의 거짓말을 한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 10분 만에 거짓말을 세 번 한다는 결과도 있다. 이 정도면 거짓말은 그냥 일상이고 차라리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를 궁금해하는 게 낫다. 또 거짓말이 이렇게 만연한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나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 그다지 큰 피해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거짓말이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면 세상은 벌써 파국으로 치달았어야 한다. 거짓말은 결과에 따라 네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처음 두 가지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이득, 듣는 사람도 이득인 모두가 좋아지는 거짓말, 그리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손해, 듣는 사람만 이득인 희생형 거짓말이다.. 2022. 11. 23.
왜 지금 횡재세인가 최근 유럽연합 이사회는 ‘연대기여금’의 이름으로 횡재세를 공식화했다. 연대기여금은 화석연료 부문의 유럽연합 회원국 기업이 올해나 내년에 벌어들이는 초과이윤에 대해 최소 33%의 세율로 부과될 예정이다. 법인세 과세표준이 2018~2021년 4개년 평균에 비해 20% 넘게 늘어난 부분을 초과이윤으로 본다. 세입은 주로 에너지 취약 계층 및 중소기업 지원에 쓴다. 회원국 별도의 횡재세를 도입하면 연대기여금은 적용 안 된다. 횡재세는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헝가리, 그리스, 루마니아, 네덜란드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벨기에도 도입을 확정했다. 오스트리아도 도입으로 가닥이 잡혔다. 독일과 미국은 논의 중이다. 나라마다 제도가 다르다. 우여곡절도 적잖다. 예컨대 매출부가세와 매입부가세 신고금액 차이에 기초해.. 2022. 11. 16.
‘재야’의 경제학 얼마 전 ‘재야’의 경제학자 정태인 박사(1960~2022)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부음이 전해지자 시중과 언론에서는 근래 보기 드문 추모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에게는 진보 경제학자, 진보 경제정책가, 독립연구자, 경제평론가 등의 칭호가 따랐다. 필자는 그를 ‘재야’의 경제학에 헌신한 이로 부르고 싶다. ‘재야’는 영어로는 번역되지 않는 한국만의 독특한 개념이다. 재야는 제도권 밖이라는 정치공간, 지식인들이 중심이 된 변혁지향적인 운동, 정치적·경제적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도덕성 등을 특징적 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재야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정권의 억압으로 제도권 밖으로 밀려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 또한 권력 획득에만 연연하기보다는 국가권력 자체를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하려는 능.. 2022. 11. 2.
우린 기업총수·정치인을 선택 못한다 지난주 세 가지 큰 기업 이슈가 있었다. 카카오 블랙아웃, SPC 계열사 노동자 사망사고와 레고랜드 사태다. 사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자. 첫째, 재난관리, 안전관리 및 플랫폼 독과점 규율부터 정비에 들어가는 것이 우선이다. 제발 자율적으로 풀게 하자라는 고장 난 레코드 또 돌리지 말자. 채이배 전 국회의원의 인터뷰로 우리는 2년 전 카카오, 네이버 등 IT 기업의 재난관리를 강화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IT기업협회와 유력 로펌의 로비로 좌초되었음을 알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플랫폼 독과점을 언급하자마자 일부 재계, 언론, 학자들이 시장에 맡기면 된다며 플랫폼 규제강화 반대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지금 텔레그램, 라인 등에, 또 새로운 .. 2022. 10. 26.
통화정책 기조, 다시 검토해야 한다 지난주 공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는 한국경제의 2023년 ‘GDP갭률’(실질국내총생산이 장기 추세로부터 괴리된 정도)이 하향 조정되었다. 4월 전망에서도 추세를 밑도는 경기침체가 예견되었다. 그런데 10월 전망에서는 내년에 침체가 더 심해진다고 내다봤다. 미국에 대해서는 4월만 해도 내년에 호황이 이어진다고 예측했지만 10월에는 아예 침체로 전망이 바뀌었다. 돌이켜보면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 때는 대개 약 6개월 앞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다. 연준의 바람과 달리 이번에도 미국경제는 침체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물가급등이 주로 공급망 교란 등 거시경제 공급 측면과 연결된 요인에서 유래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에 금.. 2022. 10. 19.
독일과 중국의 위기, 세계경제의 위기 미국의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의 파장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급기야 아시아 지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5일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의 하락 현상을 우려하면서 한국의 원화, 필리핀 페소화, 태국의 바트화 등이 위기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구조는 필리핀이나 태국과는 다르다. 외환보유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상수지도 아직 뚜렷하게 적자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무역수지가 4월 이후 계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불안한 대목이긴 하다. 그렇지만 위기가 1997년처럼 동남아에서 시작하여 한국으로 번질 가능성은 아직은 크지 않은 것 같다. 심각한 것은, 주요 제조업 국가들의 위기가 세계경제 위기로 번지는 상황이다. 유럽은 이미 위기 속에.. 2022. 10. 5.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사가 다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제목까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 부회장을 찬양하는 민망한 제목이 너무 많아서다. 기사만 보면 이 부회장은 차기 대선 주자인 것 같다. 삼성의 경영을 넘어 국내외를 넘나드는 행보가 거침이 없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나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나서고 2주간 영국 등을 누빈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이런 행보의 목적은 무엇일까? 오늘 11월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거침없는 광폭행보는 회장 취임 전의 분위기 조성 목적이 있을 것이다. 또 아직 부당합병, 회계사기와 프로포폴 불법투약 재판 2건이 진행 중인데 이에 대한 우호적 여론 확보도 있을 거다. 여기까지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 2022.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