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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7

[박용채 칼럼]이재용의 ‘좋은 모습’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난 5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자들에게 건넨 첫마디는 이랬다. “지난 1년간 나를 돌아보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세심히 살피겠습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가 말한 ‘좋지 않은’ 모습은 뭘까. 2016년 12월 국정농단 사건의 청문회에 등장한 그의 첫 소감은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감을 안겨드려 저 자신이 창피하고 후회되는 일도 많다”였다. 지난해 말 항소심 최후진술 때는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엉켜버렸다. 실망하신 국민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죄송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일이 저와 대통령의 독대에서 시작됐다. 원해서 간 게 아니라 오라고 .. 2018. 2. 13.
[경향의 눈]우리는 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올해는 외환위기를 맞은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위기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분별력을 낳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도 빈말이었는지 다시금 위기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정 리더십은 붕괴되었고 앞길은 안갯속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다. 우리는 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20년 전 위기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부터 시작됐다. 1996년 12월25일 밤 신한국당 의원들이 군사작전을 하듯 4곳의 시내 호텔에 집결했다. 이어 다음날 새벽 국회에 잠입해 11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7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른바 노동법 날치기 사건이다. 야당은 항의농성, 노동계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다음해 초 정부는 이를 백지화했고 김영삼 정부는 ‘식물정부’가 됐다. 위기의 발단은 리더십의 붕괴였다. 투기자본.. 2017. 1. 5.
[사설]재벌개혁 또 빈말로 그쳐선 안된다 지난 50여년간 한국 경제는 재벌과 함께 성장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큰 재벌은 압축성장의 핵심축이었다. 정부는 친대기업의 산업·금융정책을 적극 펴며 재벌의 확장을 도왔다. 이를 통해 자본과 기술을 축적하고 선진국과 경쟁할 수준까지 도달했다. 대기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 국가경제의 발전이 시민들의 경제력 향상에 기여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재벌 중심의 성장전략이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그동안 대형 제조업체들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로 약진했지만 정점에 이르렀다. 신속한 따라잡기를 위한 응용기술 지향이 주는 유리한 입지가 사라진 것이다. 이제는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시대, 혁신가의 시대다. 재벌 주도 성장전략을 폐기해야 한다. 재벌은 몸을 주체할 수 없는 공룡이 .. 2017. 1. 3.
[사설]전경련 고쳐 쓸 게 아니라 해체해야 한다 대기업들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이어 27일에는 4대 그룹 가운데 하나인 LG와 12위인 KT가 탈퇴를 선언했다. LG그룹은 “내년부터 전경련 회원사로서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회비 또한 납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달 초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과 SK도 탈퇴를 천명한 바 있어 전경련은 기둥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LG가 4대 그룹 가운데 선두로 탈퇴 선언을 하자 “LG 제품 구매운동을 벌이자”는 등 큰 호응이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전경련의 분탕질에 시민들의 분노가 컸던 것이다. 전경련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한 축으로 적극 개입했다. 전경련은 청와대로부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 요구가 있자 기업들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출연금 .. 2016. 12. 29.
[사설]해운산업 전체를 망가뜨린 한진해운 구조조정 한진해운이 결국 청산으로 문을 닫게 됐다. 한진해운에 대한 실사작업을 벌인 삼일회계법인은 어제 ‘존속 불가’ 보고서를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에 제출했다.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커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출입 물동량의 99.7%는 해상 운송을 통해 이뤄진다. 하릴없이 한국이 해운 6대 강국에서 추락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마음이 무겁다. 정부가 해운산업의 특성을 알고 구조조정에 나섰는지 궁금하다. 해운산업은 막대한 비용과 장기간의 투자가 요구된다. 선박을 건조하거나 매입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이 든다. 물류 네트워크는 돈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시간과 신뢰구축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 해운은 유사시에 전략물자를 수송해야 하는 전략자원이므로 산업 외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각국 정.. 2016. 12. 15.
[기고]다음 대통령의 경제 과제 ‘포용적 성장’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남았지만 대다수 국민에게 박근혜씨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이지만 근본 원인은 경제다. 가뜩이나 살기가 어려운데 황당한 국정농단 사태가 국민을 더욱 분노케 했던 것이다. 우리 경제는 올해 2.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월 실업률은 3.8%로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0.1%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나마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한편, 우리 경제는 지난 2년 동안 거의 매달 마이너스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와중인 1998년, 닷컴.. 2016. 12. 14.
[유종일의 경제 새판짜기]김수남 검찰총장께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자리에서 수고하시는 총장님께 우선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십년 전쯤 스치듯이 인사 한두 번 했을 뿐이지만, 그래도 지인이랄 수 있는 총장님께서 살아있는 권력,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규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저는 당신이 우연히 서 있게 된 촛불혁명의 중심부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최선을 다해 감당해주길 바랍니다. 촛불을 켜 든 100만여 시민들의 의지와 이를 응원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염원은 단순합니다. 법을 어기고 나쁜 짓을 하면 제아무리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자라고 하더라도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검찰 권력을 포함해서 모든 정부 부처의 공권력.. 2016.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