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GM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를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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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의 경제새판짜기

[사설]GM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를 우려한다

by eKHonomy 2018. 2. 14.

미국 GM이 자회사인 한국지엠의 4개 완성차 공장 중 군산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철수설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의 주요 거점이라며 부인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는 일방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GM 본사는 경영난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2012년 한국에서 80만대 이상의 완성차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52만대로 줄면서 지난 4년간 3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13일 오전 전격 폐쇄가 결정된 한국지엠 전북 군산공장의 출입문이 닫힌 채 드나드는 차량이 없어 한적하다. 연합뉴스

 

GM은 “우리는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며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통해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본사가 그동안 신차 제조 물량을 한국지엠에 배정하는 조건으로 증자 참여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요구해온 것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가 지원을 하든지 아니면 나머지 공장의 철수를 감내하든지 선택하라고 압박한 것이나 다름없다. 글로벌 전략 재조정에 따른 경영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해당국 정부에 지원을 떠넘기는 GM의 처사는 오만하기 짝이 없다. 한국지엠이 어려워진 것은 미국 본사의 글로벌 판매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다. GM은 그동안 유럽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했고, 오펠 브랜드까지 매각했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종이 유럽수출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공장의 가동률 저하는 필연적 결과이다. 여기에 과도한 매출원가 등 본사를 살찌우는 경영행태도 드러났다.

 

GM의 구조조정 노력이 평가받으려면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구체적 개선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처럼 자료제출조차 거부하는 것은 사태를 어렵게 할 뿐이다. 정부도 당당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공장 폐쇄로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과 고용불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더 이상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군산공장 폐쇄는 글로벌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공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한국지엠의 자체 생존력을 담보하는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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