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의 성공, 산·학 연계교육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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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기고]4차 산업혁명의 성공, 산·학 연계교육에 답이 있다

by eKHonomy 2017. 5. 31.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은 파괴적인 기술 혁신으로 산업 전반에 걸친 대전환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4차 산업혁명의 개막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특히 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전 세계적 파급으로 2020년까지 517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신규 고용 인력중 65%가 새로운 직종으로 전환된다고 예상했다.

 

이런 전망은 19세기 초 미국 인구의 90%를 차지하던 농업 종사자가 현재 2% 미만으로 감소된 것과 같은 현상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농업 인구는 도시화와 대량생산 등에 힘입은 제조 노동인구 증가로 큰 사회적 혼란 없이 자연스러운 전환이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차원이 다른 대안 수립이 요구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47차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의 현실은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국가 전체 부가가치 비중의 30%, 고용비중 18%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인 제조업은 근래에 오히려 총요소 생산성이 감소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조업 3.0 등의 추진을 통해 제조업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 도입, 생산성 증대를 위한 핵심 기술 확보 및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공히 제조업 3.0의 핵심 과제로서 인식되고 있다.

 

디지털화 및 지능화를 통해 제조업 생산성을 극적으로 향상한다는 스마트 팩토리는 신시장을 개척하거나 신상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 공장을 도입하는 그린필드(Green Field)형 제조업체에게는 해결책이 된다. 하지만 현재 제조설비를 운영중인 대다수 기존 제조업체에게는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대기업과 갑을관계로 사업을 해야 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에게는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준비와 첨단 디지털 생산 장비를 도입할 자본력은 고사하고, 무엇보다도 미래 방향에 대한 이해와 기술력을 갖춘 인력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에게 필요한 인력은 경영학 석사(MBA)가 아니다. 또한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새로운 이론적인 공학 교육도 아니며 현재 시장에서 무수히 언급되는 SW 위주의 교육도 아니다. 중소·중견기업들에게는 그들 자신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해 해결하거나 시장 및 고객으로부터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역량을 갖춘 내부 인재들을 재교육 시킬 수 있는 ‘이론과 생산현장이 연계’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이론과 현장의 연계를 바탕으로 한 유연한 사고와 순발력을 기반으로 스마트 공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문제 해결, 중요한 의사결정, 기능을 횡단하는 창의적인 대안 제시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 팩토리를 필요한 곳에 우선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확산하는 옐로필드(Yellow Field) 접근방식의 도입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국내 자동차 기업이 2차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생산이 한동안 중단된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는 이제 대기업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및 고임금으로 대표되는 뉴노멀 시대에 독일이 제조산업의 위기를 예측하며 인더스트리 4.0이라는 명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미텔슈탄트), 대학이 제조 공장의 디지털화에 동등한 기여를 하며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위한 인력 재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대학과 산업체가 연결된 공동연구 캠퍼스를 구축해 중소중견기업에서 요구하는 과제를 선정하고 산학연계 교육과 연구를 추진하는 베를린 공대, 아인 공대 등이 오늘날에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의 성공의 기반이 됐다는 사실은 우리 정부가 관련 정책 추진 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대학의 첫 번째 사명은 학문과 산업에 필요한 전문가, 리더 양성이라는 이념을 바탕으로 한 산학연계 교육에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 혁신의 성공이 달려있음은 자명하다.

 

양희천 호서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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