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본질은 제품의 민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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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기고]4차 산업혁명 본질은 제품의 민주화다

by eKHonomy 2017. 7. 19.

17세기 이래 근대 시민혁명이 정치사적으로 봉건권력을 타도해서 일반 시민을 해방했고, 그리하여 민주주의적 정치변혁을 낳았다면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진정한 제품과 사용자 사이의 민주주의를 낳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산업사회 200년 동안 생산수단의 변화와 생산량의 증가로 물질 속의 풍요를 일반 서민들까지 누리고 있다. 이는 거대한 시장을 대상으로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생산품의 장기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용자 개인의 특성과 개성은 전혀 고려될 수가 없었다. 얼마나 비민주적 제품 환경 속에서 불편하게 오랫동안 살아왔는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대한 예제를 우리가 매일 신고 다니는 신발에서 알아보자. 개인적으로 발이 편하게 신발을 신으려면 3대 민주적 요소(사이즈, 볼, 등)가 있다. 지금까지는 3대 요소 중 ‘사이즈’ 하나만 고려사항이었고, 개인적 편차가 있는 ‘볼’과 ‘등’은 완전히 무시당했다. 이는 비민주적이었던 근대 시민혁명 이전의 정치사회와 닮은 모습이다.

 

1차 2차 3차 4차 산업혁명 발전 단계. ㅣAllAboutLean.com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제조 방식이 도입되면 발의 사이즈, 볼, 등은 물론이고, 사용자 맞춤으로 원하는 디자인, 소재 등을 반영한 제품 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아디다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발공장인 ‘스마트 팩토리’는 인공지능 기반의 제조 방식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신발을 주문하면 3주 안에 생산해서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품종 대량생산은 기존의 대량생산과 다르다. 사용자가 원하는 스펙의 제품을 대량생산 방식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도 저렴한 것이 큰 장점이다. 신발을 예로 들었지만, 사용자를 고려한 민주적 생산 시스템은 의류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사용자마다 신체치수는 전부 다르다. 맞춤옷이 비싼 이유는 이런 부분들을 전부 생산자가 고려하여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품종 대량생산 시스템 속에서는 모든 옷들을 사용자의 신체를 고려해서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회사마다 기존에 표준화되어 있는 사이즈가 아닌 자신의 신체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다품종 대량생산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맞춤복의 가격이 아닌 일반 기성복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제품의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용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말한다. 그것이 식당이라면 손님이 주인이 되는 식당이야말로 민주적인 식당이다. 사용자가 주인이 되려면 환경을 사용자의 삶에 맞추어 주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환경을 민주화시켜야 한다. 사용자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에 적절하게 가변적 다양성을 주고 그 다양성이 정상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다. 창조하고 변하고 그 특별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 아무 말 못하며 산업사회 200년을 불편함 속에서 살아온 사용자들이여, 이제 정말 아름다운 세상, 제품의 민주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권일현 |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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