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분식회계 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엄중한 책임 물어야
본문 바로가기
온라인 경제칼럼

[사설]분식회계 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엄중한 책임 물어야

by eKHonomy 2018. 5. 3.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1년 넘게 특별감리를 벌인 끝에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삼성그룹이 미래 핵심계열사로 키우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6년 상장을 앞두고 편법적인 회계처리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부풀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를 통해 4년 적자 기업에서 초우량 기업으로 탈바꿈한 뒤 코스피 시장에 상장까지 한 셈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2015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회계장부에 기재되면서 불거졌다. 급격한 실적 개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1.2%를 갖고 있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가치를 5조원으로 평가하면서 회계상 4조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이익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취득가액으로 적용했다면 2143억원의 적자가 예상됐지만 자회사 가치를 시장가액으로 반영하면서 2조원대의 평가이익이 생겨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회계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회계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금감원이 사실상의 분식회계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이 부풀려졌다고 잠정결론을 내리면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둘러싼 논란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이 과대평가되면서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 비율(1 대 0.35)이 정해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계 승계를 위한 기업가치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회계투명성 확보는 기업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실적을 고의로 부풀리거나 손실을 축소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다. 미국·일본 등에선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은 문을 닫게 할 정도로 강도 높게 처벌한다.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은 분식회계 사태로 2001년 파산을 신청했고, 일본 도시바는 회계부정으로 74억엔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금융당국은 특별감리 결과를 토대로 삼성바이로직스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적법하지 않은 ‘회계의 마술’까지 동원하며 실적 부풀리기를 한 기업을 제재하지 않는다면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