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하락, 디플레 우려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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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사설]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하락, 디플레 우려 해소해야

by eKHonomy 2019. 10. 2.

통계청은 전년 동월 대비 9월 소비자물가지수 증감률이 마이너스0.4%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도 마이너스0.04%였다.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한국 경제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이다. 물가의 지속적 하락은 경기하락, 즉 디플레이션 징후 중 하나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 혁신 등으로 생산량이 늘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다. 통계청의 설명이 그렇다. 양호한 기상, 국제유가 하락으로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이 떨어졌고, 무상교육·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복지정책 확대로 공공서비스 비용이 낮아져 물가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민의 장바구니 시름이 줄어드는, 좋은 일이다. 통계청은 올해 말에는 물가상승률이 0%대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곁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은 물가 이외의 경제지표 역시 좋지 않은 탓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추정한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은 2.7~2.8%였다. 2000년대 초반 5%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저출산 고령화’로 줄어든 생산가능인구, 기업의 투자 부진, 늦어진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과거와 같은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질성장률은 이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은 2%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계층 간 빈부차는 확대되고, 중산층(중위소득의 50~150% 가구)은 2015년 68%에서 지난 2분기에는 58%까지 쪼그라들었다. 가계 대출규모도 1500조원에 이른다.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차 “올해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위기 이후 가장 어렵다”고 했다. 


디플레이션은 물가와 고용, 성장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 불쑥 찾아온다. 물가는 2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고용의 증가는 ‘30~40대 경제 허리층’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제조업 고용도 늘지 않고 있다. 시장의 우려를 단순한 기우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쁜 ‘경제 성적표’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이런 심리가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 반복될 경우 한국 경제는 문제적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정부는 재정 확대·사회안전망 강화는 물론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활성화대책을 내놓아 이런 우려를 잠재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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