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7일 발표한 고용브리핑에
따르면 한국은 성별 임금과 성별 고용률의 격차가 매우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기준 성별 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평균이 15.6%인 반면 한국의 경우 36.7%였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가 회원국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벌어진 것이다.
고용률에서도 OECD는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 차이가 11.5%포인트에 불과한 반면 한국은 20%포인트 이상이었다. 남성 고용률은
OECD 평균에 비해 2.7%포인트 더 높은 반면 여성 고용률은 54.9%로 OECD 평균보다 6.6%포인트 낮은 데 따른
것이다.
OECD 고용통계는 박근혜 정부의 여성일자리정책이 양과 질 모두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충해 경력단절여성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30~40대 고학력 경력단절녀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보다는 50대 이상 여성들을 위한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고용정보원 분석에서도 시간제 일자리 중 아이를 낳고 키우는 20~40대 여성비율은 2010년 58%에서 지난해 47%로 감소한 반면 55세 이상 여성의 시간제 노동은 26%에서 37%로 증가했다. 정부가 결혼과 육아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모성보호를 위해 시작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젊은 엄마’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_경향DB
실제 한림대 신경아 교수 분석에 따르면 여성들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 중 최저임금 이상, 4대 연금 가입, 무기근로계약 등 정부가 정한 5가지 조건을 충족한 양질의 일자리 비중은 5.9%(2014년 기준)에 불과했다. 박 대통령의 여성고용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정작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일·가정 양립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0~5세 보육에 대해 국가의 완전 책임을 공약한 대통령이 무상보육 재원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는 ‘직장맘’들은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대 후반 70%대에서 30대 초반에 50%대로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가 보육에 대한 책임을 상당 부분 나눠 져야 한다. 국공립 보육비율이 10%에 머물고 정부와 교육청이 해마다 보육료 부담을 놓고 다투는 상황에서 여성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온라인 경제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유동성 최대 규모 불구 소비부진 여전한 이유 (0) | 2016.04.11 |
---|---|
[기고]쿠즈네츠 가설과 쿠즈네츠 쇼크 (0) | 2016.03.28 |
[사설]“전관예우로 예산 끌어오겠다”는 최경환, 제정신인가 (0) | 2016.03.27 |
[사설]가난해진 시민, 부유해진 고위공직자 (0) | 2016.03.26 |
[정동에서]마이너스 금리 -도발적 실험 (0) | 2016.03.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