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1년 만의 4월 실업 한파, 3차 추경과 일자리 공급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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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사설]21년 만의 4월 실업 한파, 3차 추경과 일자리 공급 서둘러야

by eKHonomy 2020. 5. 14.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수급자격 인정서 및 구직신청서 작성법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급감했다. 외환위기 당시 1999년 2월 65만여명이 줄어든 후 21년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1.4%포인트 떨어진 고용률(59.2%) 역시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 5월 이후 내림세가 가장 가팔랐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으킨 4월의 고용 후폭풍이 3월보다 더 커지고, 일자리 한파가 이미 외환위기·금융위기를 넘어설 극한적 상황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4월 고용동향’에는 우려했던 일들이 망라돼 있다. 고용 충격은 약자들부터 덮쳤다. 3개월~2년 단위로 계약하는 임시직은 58만7000명이 격감했다. 1990년 1월 이후 30년 만의 감소폭이다. 일용직은 19만여명, 자영업자도 7만여명 줄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부터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일시휴직자도 1년 전보다 113만명 늘어 148만명을 넘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거나 출산·양육·간병 등을 택한 휴직자는 고용안전망이 1차 작동했으나 언제든 실업자로 전환될 위험이 상존한 사람들이다. 15~29세 청년 취업자도 24만5000명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숙박음식·교육서비스·도소매업 순서로 78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제조업 실업자(4만4000명)도 3월보다 늘었다. 서비스업의 물리적 거리 두기 타격은 계속되고, 제조업도 한파가 시작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 지난 1월 -3.3%로 6%포인트 내린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월에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불황이 예상보다 더 많은 나라에서 깊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대공황 이후 최악인 14.7%로 잡혔고, 5월엔 20%대로 예고됐다. 한국 수출도 5월 초순 46%나 격감했다. 소비 위축→생산 둔화→일자리 감소의 악순환이 시작됐고,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한파는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일자리는 사회를 유지하는 첫번째 안전망이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복지·재정·경제 부담이 어떻게 연쇄적으로 커지는지 외환·금융 위기 때 절감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55만개+α의 직접일자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있는 일자리는 지키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만드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청년 정규직 채용을 3년간 지원하는 고용창출장려금 예산이 동나 4월에 접수가 마감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은 8월 고갈 위기에 처했고, 구직급여 신청자도 급증세다. 정부는 고용기금을 확대하는 3차 추경과 디지털·비대면·생활SOC로 방향 잡고 그린뉴딜을 덧댄 ‘한국형 뉴딜’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도 예외 없다. 일자리 사수·창출에 온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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