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투자는 빛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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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IT투자는 빛좋은 개살구

by eKHonomy 2011. 4. 20.

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4월 22일은 제 56회 정보통신의 날이다. 한 평생 정보통신분야에서 일해 온 사람으로 금년 정보통신의 날이 마냥 달갑지 않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현재 우리나라 IT 분야 경쟁력이 현 정부 들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경향신문DB>


2007년 3위였던 IT의 세계경쟁력이 2009년에는 8위, 2010년에는 16위로 나날이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현 정부 들어 IT 분야를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보다는 너무 인프라 기술(Infra Technology) 로만 인식하여 정보기술 분야 고유의 경쟁력을 낙후 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현 정부 들어설 때부터 IT분야의 경쟁력은 하락될 것이라는 것이 예측되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정통부의 폐지이다. 그러다보니 IT 분야를 취급하는 정부부처 조차 모두 제 각각이다. 방송통신서비스는 방통위, IT 관련 장비와 기기는 지경부, 공공정보화 부분은 행안부, 콘텐츠 분야는 문체부 등으로 나뉘어져 IT 정책의 컨트롤 타워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것 뿐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IT 분야가 하드웨어에 치중된 나라도 드물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제 소프트웨어가 30%, 하드웨어가 22.4%로 되어있는데 우리의 경우 하드웨어 비중이 73%나 차지하고 있다.


이를 개선할 IT 분야 정책이 나와 주어야 하는데 현재로는 IT 분야에 대한 집적화된 정책이 없다. 하기사 정책이 마련되면 뭐하나 이를 추진할 의지가 없는데. 단적인 예가 지난 해 2월 대통령주재로 개최된 제4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지경부는 소프트웨어강국 도약에 대한 보고를 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2010년에 1,000억, 2011년에 3,000억 그리고 2012년에 4,000억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2010년에 투입된 돈은 고작 240억 뿐 이었다. 여기에다 이제 웹의 시대에서 앱의 시대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IT 분야 수장이랄 수 있는 방통위위원장이 “1기 방통위위원장에 취임한 한참 뒤까지도 아이폰과 그 파급력에 대해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는 국회에서의 발언을 보면 그저 속만 타 들어 갈 뿐이다.


이러니 우리의 소프트웨어 세계시장 점유율이 2%도 안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어디 소프트웨어 분야 뿐 인가. 차세대 먹거리인 그린 산업조차 이미 중국이 세계를 장악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2015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산업에 고작 정부돈은 7조만 투자하는 것으로 잡아 놓고 있다. 나머지 33조는 민간에 의지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우리 현실에서 가능한 일 일지 모르겠다. 아날로그는 일본이 세계를 장악했고 디지털은 한국이 장악했지만 향후 IT분야 먹거리에 대해서는 물음표밖에 없다. 어느 날 내 늦둥이 막내아들이 ‘아빠, 우리나라는 향후 뭘 먹고 살아야 해?’라고 물어 본다면 그저 숨이 꽉 막혀 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것이 비단 나만의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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