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정권 바뀔 때마다 조직 바뀌는 경제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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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기자메모]정권 바뀔 때마다 조직 바뀌는 경제부처

by eKHonomy 2013. 1. 10.

이주영 경제부 기자


 

“미국 재무부는 224년 동안 한번도 바뀐 적이 없는데 한국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경제부처를 쪼갰다 붙였다를 반복하네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기획재정부의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로 옮겨 금융부로 만들고 금융감독체계를 개편할 수 있다는 얘기가 인수위 안팎에서 거론되면서 금융위와 재정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 공무원들은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탈바꿈한 조직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관계자의 말을 더 들어봤다.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예결위 회의장 앞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경향신문DB)


경제부처 업무의 큰 줄기가 거시경제·예산·세제·금융 4가지인데 역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예산과 세제를 붙였다, 예산 기능은 떼었다, 금융정책 기능을 옮겼다 하는 걸 반복한다. 그러다보니 근무지도 과천, 여의도, 세종시로 계속 바뀐다. 


미국은 정부 수립 후 224년간 재무부 장관이 75명인데, 우리는 65년 동안 거쳐간 경제부처 장관만 40명이 넘는다. 미국에선 재무부 장관을 14년 동안 한 사람도 있어 워싱턴에 가면 그 사람 동상이 있다. 정부 조직 개편 때마다 업무 효율성을 얘기하는데 그럼 미국이 200년 넘게 재무부를 그냥 두는 건 어떻게 봐야 하느냐.”


1948년 정부 출범과 함께 신설된 재무부와 기획처는 1961년 경제기획원으로 개편됐다가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 1997년 외환위기 후 김대중 정부 들어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됐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로 바뀌었다.


정부마다 중점을 두는 국정운영 방향이 다른 만큼 그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고 비효율이 발견되면 고치는 작업도 필요하다. 하지만 5년, 10년 만에 다시 바꾸지 않아도 될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게 가장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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