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KB와 슈퍼스타K ‘오디션’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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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기자메모]KB와 슈퍼스타K ‘오디션’의 차이

by eKHonomy 2014. 10. 5.

지난 2일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에 수십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이날은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의 후임 인선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쇼트 리스트(Short List)’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쇼트 리스트는 차기 회장 후보군 80여명을 10명 내외로 압축한 명단을 말한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 위원들이 각자 1∼5순위자를 정하고, 상위 득점자 순으로 추리는 방식이다. KB금융 관계자가 우스개로 말했다. “우리는 이걸 슈스케(슈퍼스타K)라 부릅니다.”

슈퍼스타K6(슈스케)의 오디션 장면 (출처 : 경향DB)


<슈스케>는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2009년 처음 방송된 <슈스케>는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고, 시즌제로 매년 제작해 올해 시즌6를 방송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지원자들을 평가해 최종 1인을 선발하는 방식은 KB금융의 회추위 과정과 분명 닮아 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 ‘대국민 오디션’을 내세우는 <슈스케>는 상위 10명의 생방송 무대부터 심사위원들의 점수보다 시청자나 일반 국민의 자동응답전화 투표 등이 지원자의 당락을 가른다. 이와 달리 KB금융 회추위에는 외부 인사가 포함되지 않고, 사외이사 9명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진행한다.

이 때문에 ‘밀실 인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사외이사들은 최근 KB금융 내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평가이다. 이들은 임 전 회장은 물론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선출에도 참여했고, 4개월간 진행된 KB사태를 추스르기는커녕 관망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 사태를 키웠다.

KB금융은 <슈스케>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슈스케> 3~5회의 주후원사가 KB국민카드였다. KB사태로 촉발된 이번 인선 과정은 금융권을 넘어 많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사회의 투명하고, 공정한 인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경학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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