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리 인하가 부른 부동산 과열, 서민은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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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사설]금리 인하가 부른 부동산 과열, 서민은 힘겹다

by eKHonomy 2016. 6. 17.

한동안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주 금리가 추가 인하되자 그동안 보합세를 보였던 주택매매가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울·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과열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그제 끝난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 단독주택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64 대 1이었다. 자리가 좋은 특정 필지는 9204 대 1을 기록했다고 한다. 재건축이 예정된 서울 개포와 잠실 5단지 아파트들은 1개월 새 1억~2억원이나 뜀박질했다. 분양가는 천정부지이다. 강남권에서는 3.3㎡당 분양가 4000만원이 보편화된 상태다. 용산구의 한남더힐은 3.3㎡당 8000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저금리 지속으로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금이 돈이 될 만한 곳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하다.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건축단지나 인기 분양단지, 공공택지 내 단독주택용지를 주로 찾는 이들은 실수요자보다는 상당수가 상위 1%에 해당하는 자산가들이다. 손바뀜도 잦다고 하니 투기세력도 가세했을 것이다.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 분양가상한제 폐지, 전매제한 완화, 재건축 시 추가이익 환수 유예 등 각종 규제가 사라지면서 자산가들이 활개칠 공간이 커진 것이다. 갖가지 경기부양 노력이 경제 활력은커녕 상위 1%들의 ‘돈 놀이터’의 물꼬만 터준 셈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움직임이 서민들의 고통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뛰면 인근 일반 아파트값도 영향을 받게 된다.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내집 마련도 어려워진다. 전·월세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90%가 세입자다. 낡은 재건축 단지의 특성상 전세 보증금도 낮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소유주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계산기를 두드리겠지만 세입자들은 대부분 전세난민으로 추락하면서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게 된다. 최근의 전·월세난으로 서민들은 두 번 이상 강제 이사하고, 출퇴근 시간도 길어졌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정부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과열로 치닫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부 지역의 현상이라 하더라도 과열 징후는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투기세력이 활개치는 것을 방관해서도 안된다. 지나친 고분양가에도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경기부양이 가진 자의 부를 더 키우고, 갖지 못한 자에게는 그늘을 더 짙게 드리우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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