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본격화하는 환율하락, 기업 체질개선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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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사설]본격화하는 환율하락, 기업 체질개선 서둘러야

by eKHonomy 2012. 10. 17.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날보다 1.70원 내린 1105.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5개월 동안 6.6% 내리면서 하락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제는 1100원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환율이 내리는 것은 올 들어 우리 무역수지 흑자가 꾸준히 쌓인 덕분이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아무래도 미국이 자국의 경기를 살리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달러를 마구 찍어내고 있고, 이 돈이 우리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현상은 어느 쪽으로든 완만하게, 천천히 움직이는 게 가장 좋다. 그래야 가계나 기업, 정부와 같은 경제 주체가 충격을 덜 받기 때문이다. 환율 움직임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하고 있는 ‘양날의 칼’이다. 일단 환율하락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자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제품 가격이 내리면서 외국에서 들여오는 기름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도 부담이 줄면서 손쉽게 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환율이 1050원 이상을 유지해야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내수, 투자와 함께 성장의 3대축인 수출이 줄면 경제성장률을 내리게 하는 악재로 작용한다.


가뜩이나 2% 저성장 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악재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더욱이 올 들어 수출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태여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수출은 9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이 22.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가파르게 환율이 떨어지면서 걱정거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환율하락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서둘러 마련할 때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 사상 최대 흑자가 났다거나, 환율이 크게 내리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는 등 환율에만 기대서 일희일비할 때는 지났다고 본다. 환율하락이 주는 고통을 이겨내려면 힘은 들지만, 품질 향상,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필요하다. 정부는 몰려드는 해외 자금을 막을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풀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해외 단기자본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살피고, 환율이 급락하는 것은 피할 수 있도록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환율 악재가 추가된 것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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