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대책 발표 직후 잠시 주춤했던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올 들어 최고인 0.57% 올랐다. 아파트값은 요즘 서울 강남·강북은 물론이고 경기 분당과 과천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의 대명사인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8㎡는 두 달 전에 비해 1억8000만원 오른 13억8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고 한다. 매수자가 나서면 그 자리에서 호가를 올리고, 오른 가격에라도 사겠다면 안 팔겠다고 숨는 숨바꼭질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집값뿐인가. 전셋값도 다시 뜀박질을 시작했고, 경매시장도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청와대 상춘재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호프미팅을 가지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며칠 전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피자 CEO’인 구본준 LG 부회장을 거론하며 부총리에게 ‘부동산 가격을 잡으면 피자 한 판 쏘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해야 할 정도로 기막힌 현실이다. 최근의 집값 폭등은 6·19대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정부는 당시 서울 전 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고, 해당 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줄을 죄어 투기수요를 막겠다는 뜻이었다. 시장도 살리고, 집값도 잡겠다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된 셈이다.
정부는 집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단속반을 투입하는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뜨뜻미지근한 자세로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 없다. 집값은 정부의 경고만으로 진정되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물론 분양가 상한제 및 주택거래 신고제 재도입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천정부지의 집값이 서민 주거환경을 해치고 청년층의 미래 희망을 꺾는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규제를 망설일 까닭이 없다. 확실한 방향성을 갖고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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