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경제는 곧 삼성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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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제칼럼

[사설]한국 경제는 곧 삼성전자인가

by eKHonomy 2015. 7. 7.

삼성전자가 어제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는 못해도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이라는 비교적 무난한 실적을 냈다. 혹시라도 삼성전자 실적이 많이 나빠지면 어쩌나 불안해하던 국내 증시는 안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 속에 소폭 상승했다.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 순이익의 38%가 삼성전자 몫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사와 하청업체의 순이익을 포함하면 그 비중은 훨씬 커진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까지 고려하면 눈에 보이는 수치 이상으로 크다. 그래서 한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성장 둔화 때문이라는 견해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미국이 기침하면 한국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은 이제 미국 대신 삼성전자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다.


해외 투기자본 엘리엇이 연일 삼성에 공세를 취하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삼성 방어법’으로 불리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를 보유한 3대 주주이고,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 주주이다. 이 때문에 엘리엇의 공세를 삼성전자 경영권에 개입하려는 포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박 의원은 재벌 총수 일가를 상대로 날 선 비판을 해왔지만 투기자본 공격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도 흔들린다는 뜻이다.


메르스 발생 전후 중소기업 타격 내용, 주요기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_경향DB



삼성전자의 가전·반도체·스마트폰의 집중과 선택 시스템은 미래를 내다본 탁월한 전략이었음을 입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심화는 철강과 조선, 중공업 등이 수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이다. 삼성전자의 성장은 다른 주력업종이 뒷걸음질한 반사효과로 인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성장의 이면에는 정부 지원이 있었다. 대기업 법인세율은 22%지만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효세율은 14.5%였다. 감면과 공제로 세금을 깎아준 셈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정부 정책이 편향돼 특혜 시비를 낳을 수밖에 없다. 벤처기업을 키우고,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경제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한국 경제가 언제까지 삼성전자 눈치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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