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은 2.4%로 33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전기 대비로는 0.4% 성장해 1분기 성장률(0.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제를 이끌어가는 3대축인 내수 소비, 수출, 투자가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탓이다. 향후 경제 사정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밖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안에서는 가계부채라는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내우외환에다 곳곳이 지뢰밭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는 성장률이 낮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면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 전망도 어둡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경향신문DB)
문제는 경제 상황이 한번 떨어지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채 바닥에서 헤매는 L자형이 될 가능성이다. 경제 성장 동력을 잃어버린 채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걱정스러운 것이다. 과거 우리 경제는 빨리 떨어졌다가도 잽싸게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전형적인 V자형 구조였다. 하지만 이제 힘이 빠진 것이다. 성장률이 떨어지면 살림살이가 그만큼 팍팍해진다. 성장률이 1% 내려가면 일자리가 7만개 줄어들고 가계소득은 0.5% 줄어든다는 게 정설이다.
정부는 일단 버틸 때까지는 버틴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8조5000억원 규모의 재정보강 대책을 추진하면서 실탄(재정 투입)을 가능하면 아끼겠다는 것이다.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여력이 그다지 없다. 하지만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으니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 재정보강 대책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추가적인 대책이 더 나와야 한다고 본다.
관건은 내수·수출·투자를 어떻게 활성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투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무턱대고 실탄을 아끼다가는 실기를 할 수 있다.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덜어주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야 한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는 데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세계 경제는 비포장도로에 들어섰다. 문제는 비포장도로에 웅덩이까지 도처에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얕은 웅덩이는 지나가도 되지만, 깊은 웅덩이는 잘못 들어가면 큰일이다. 과감한 전략이 필요할 때다. 상황이 어려워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전략과 지혜를 모을 때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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