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리아1 [경향의 눈]우리는 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올해는 외환위기를 맞은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위기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분별력을 낳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도 빈말이었는지 다시금 위기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정 리더십은 붕괴되었고 앞길은 안갯속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다. 우리는 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20년 전 위기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부터 시작됐다. 1996년 12월25일 밤 신한국당 의원들이 군사작전을 하듯 4곳의 시내 호텔에 집결했다. 이어 다음날 새벽 국회에 잠입해 11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7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른바 노동법 날치기 사건이다. 야당은 항의농성, 노동계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다음해 초 정부는 이를 백지화했고 김영삼 정부는 ‘식물정부’가 됐다. 위기의 발단은 리더십의 붕괴였다. 투기자본.. 2017. 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