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2 [경향의 눈]21년 전의 기억 1997년 11월21일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가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다음달 미셸 캉드쉬 IMF 총재와 550억달러를 지원받는 내용의 구제금융합의서에 서명했다. 한국은 자금지원을 받는 대신 외국인 기업인수 허용, 부실은행 조기정리, 재벌기업 계열사 간 상호지급보증 중단 등을 포함한 가혹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의 축포를 쏜 지 1년 만의 일이었다. 최근 개봉된 영화 은 그날을 배경으로 한다. 외환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당시 기업들은 차입을 통한 몸집불리기에 혈안이 돼있었다. 단기자금을 빌려 장기 시설투자에 쏟아부은 30대 그룹의 부채비율은 1996년 말 이미 382%에 달했다. 그런데 금융사들이 예상보다 빨리 자금 회.. 2018. 12. 6. [경향의 눈]우리는 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올해는 외환위기를 맞은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위기는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분별력을 낳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도 빈말이었는지 다시금 위기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국정 리더십은 붕괴되었고 앞길은 안갯속이다. 그때와 마찬가지다. 우리는 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20년 전 위기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으로부터 시작됐다. 1996년 12월25일 밤 신한국당 의원들이 군사작전을 하듯 4곳의 시내 호텔에 집결했다. 이어 다음날 새벽 국회에 잠입해 11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7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른바 노동법 날치기 사건이다. 야당은 항의농성, 노동계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다음해 초 정부는 이를 백지화했고 김영삼 정부는 ‘식물정부’가 됐다. 위기의 발단은 리더십의 붕괴였다. 투기자본.. 2017. 1.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