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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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404

암호화폐와 리스크 현대의 화폐는 공적화폐와 민간화폐 두 가지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중앙은행 화폐, 즉 현금이 공적화폐라면, 은행예금은 민간화폐이다. 선진국들의 경우 화폐(통화)의 95% 이상이 예금화폐이다. 중앙은행 화폐는 한 국가 내에서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거래에서 계산단위로 이용되며, 통화시스템의 기준(앵커)을 제공한다. 예금화폐는 거래의 지불수단이나 가치저장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지만, 그에 대한 신뢰는 예금화폐가 언제든지 중앙은행 화폐로 교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공공의 믿음에 달려있다. 즉 은행의 부채인 예금을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 바꿔준다는, 정부의 신뢰성 있는 약속이 현대 금융시스템의 안정적 작동을 위한 제도적 기초이다. 그런데 2009년 비트코인의 발행을 시작으로 다양한 암호자산 또는 암호화폐가 우후죽순으로.. 2022. 3. 10.
무역적자, 위기의 전조일까 지난 연말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무역수지 적자가 더욱 늘어나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작년 12월 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적자 규모가 48억9000만달러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1월 무역적자액이 사상 최고인 것은 물론 2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중소 개방경제국가인 우리나라의 특성에 더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속한 통화긴축 전환 등과 같은 대외 역풍을 감안하면, 또 다른 위기의 그림자를 떠올리는 견해들도 무작정 간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우리나라는 위기 때마다 대규모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경제 펀더멘털의 취약성을 드러낸 바 있다. 외환위기 직전까지 8년 연속 큰 폭의 적자가 이어졌고,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인.. 2022. 2. 10.
스테이블코인과 금융안정 2021년 12월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 수는 1만6100여개이며, 시가총액은 2조1600억달러를 넘어섰다. 더 놀라운 건 지난 2년 동안 그 규모가 무려 13배나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국내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절대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4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수는 365개이고, 시가총액도 42조600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일평균 거래액 기준으로 불과 1년 사이에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비트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가상자산들이 존재하지만, 금융안정의 관점에서 보면 그중에서도 특히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 혹은 다른 기초자산에 대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다. .. 2022. 1. 13.
‘건강 인프라’의 시대적 과제 코로나19 대유행은 2022년에도 이어질 기세다. 전 세계 확진자 수는 곧 3억명을 넘어설 것이다. 한국에서도 12월21일 확진자가 7455명에 이르면서 이후 위중증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가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백신 2차 접종자나 기존 감염자의 항체가 오미크론을 중화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우리는 K방역에 의존하면서 유행이 잦아들기를 기대했다. K방역은 진단-추적-격리치료를 신속히 연결하는 것이다. 이 체계는 2015년 메르스 유행에 대응하면서 확립되었다. 메르스는 확진자 발생 후 2개월 남짓 만에 종식이 선언되었다. 제도 형성의 측면에서 보면, K방역은 몇 달간의 감염병 유행에 견딜 수 있는 체계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2021. 12. 30.
[여적]아파트값 거품 뭐 하나 물어보자. 당신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분양받은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얼마인지 아는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느냐”고 타박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애써 장만하는 내 집이 도대체 얼마에 지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적정한 분양가인지 따져보는 게 그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에 불과한 걸까. 개발수익이 상상을 초월한 ‘대장동 사건’을 보면서 분양원가가 더 궁금해진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은 공공아파트의 분양원가를 1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부분 공개가 아니라 건설원가는 물론 분양가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택지조성원가 등 분양원가를 구성하는 71개 항목이다. 사상 첫 전면적 분양원가 공개다. 첫 대상은 2019년 공급한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4단지로, 택지조성원가(㎡당 271만71.. 2021. 12. 17.
국부와 자산가격 한 국가의 모든 경제주체들이 일정기간 동안 이루어낸 경제활동의 성과를 기록한 것이 국민계정이다. 국민계정을 구성하는 5대 국민계정통계 중에서 국민대차대조표는 특정 시점에서 국민경제 또는 각 경제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실물자산과 대내외 금융자산·부채를 모두 기록한다. 즉 국민경제의 실물자산과 순금융자산 등 국부(國富) 또는 순자산의 변동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이다. 이 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77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9.2배를 기록했다. 20년 전인 2000년에는 이 비율이 5.8배였다. 규모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국민순자산 즉 국부는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명목 GDP가 3배 증가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 2021. 12. 16.
종부세에 대한 몇 갈래 질문 종합부동산세 논란이 뜨겁다. 세금 폭탄론은 예상되어온 반응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방어에 나섰다. 전 국민의 98%는 과세 대상이 아니다, 올해 고지세액의 88.9%를 다주택자와 법인이 부담한다고 한다. 이에 이런 숫자를 거론하는 데 대한 반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쨌든 논란의 프레임은 세금 폭탄이냐 아니냐 하는 데 묶여 있다. 세금 폭탄론 공방이 지속되는 가운데, 종부세가 과연 이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커지는 중이다. 세금 폭탄론은 밀어두고도 현행 종부세 정책의 타당성을 묻는 몇 갈래 질문들이 있다. 첫째, 현재의 종부세가 보유세를 보편적 규범으로 정착시키는 방향을 취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이다. 보유세를 강화하려면 보편적 과세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종부세는 보편적 과세기반을 강화하는.. 2021. 12. 2.
내년 경제 관전포인트 ‘셋’ 매년 이맘때면 기업들을 비롯해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새해 계획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올해 성과를 마무리하면서 내년에는 좀 더 나은 한 해를 기대하며 새해 경영이나 사업 환경을 점검해보고 새로운 사업목표를 세우는 한편 향후 예상되는 도전이나 위험요인들을 짚어보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된다. 물론 이런 예상이나 계획에는 늘 불확실성이 수반되는 법이다. 전망이란 본래 틀리기 위해 존재한다고도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불확실성 혹은 오류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새해 계획을 수립하고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서는 좌표 설정이 필요하다. 특히 2년째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충격에 시달려야 했던 처지에서는 2022년 경제환경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변수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 2021. 11. 18.
고전사상으로 톺아본 보유세 경제학자들 사이에 부동산 보유세는 우수한 세금이고 거래세는 열등한 세금이라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다. 보유세를 이용해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이를 전 국민에게 분배하자는 주장도 있다. 어떤 이는 보유세가 거래물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기대한다. 고전 사상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았을까? 잘 알려진 것처럼, 헨리 조지는 토지보유세를 강력하게 옹호하고 나아가 국가 전체가 토지단일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토지보유세가 좋은 세금이라는 것은 토지공급이 제한되어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다. 토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세금은 이용되는 토지의 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지는 리카도가 제시한 분배의 공식으로부터 논의를 전개했다. 고전파 경제사상의 골격을 확립한 리카도는.. 202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