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훈의 경제수다방'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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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경제수다방46

맨날 도 닦으면 뭐해 나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대선 주자 윤석열에게 별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사법개혁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에도 별로 감정이 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검찰을 지키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소송사회가 된 미국에서 변호인들이 과잉대표되는 것처럼, 한국도 대통령부터 라디오 시사방송의 패널들까지 모두 법조인이 하면서 생겨난 불균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경제 대신 변호사의 시선이 더 중요해진 나라, 우리가 갈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근 그에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윤석열이 한발 물러선 위치에서 입당한다, 안 한다, 오락가락 행보를 하더니, 급기야 ‘큰 정치’라는 도저히 알아듣지 못할 얘기까지 했다. 2009년에 대흥행을 거둔 영화 의 .. 2021. 6. 21.
구청장의 시간, 구청장 중심 경제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에 당선된 것이 1978년, 32세 때의 일이다. 1992년, 46세에 드디어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는데, 12년 만에 공화당으로부터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준석의 나이를 보니까 35세다. 그가 27세 때 처음 만났는데, 솔직히 그가 대통령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다. 그렇지만 몇 년 지나면 그가 대통령이 된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이후 젊은 지도자를 전격적으로 내세우는 게 보수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 아주 작은 주 아칸소에서 벌어진 일이 결국 미국 민주당을 구한 사건이 되었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어쩌면 구청장 선거가 아닐까 한다. 광역시에서는 구청, 일반 지자체에서는 시장이나 군수가 기초지차제.. 2021. 5. 24.
올겨울에는 마스크를 벗기 위하여 골프 스타 박세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어려움 없이 잘 이겨내기를 기원한다. 예능방송 를 너무 재밌게 잘 보고 있었다. 인기가 많아지니까 출연하는 횟수도 많아지고, 활동량이 늘어나면 노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의 출연자는 네 명이다. 포맷상 네 명이 식사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바짝 붙어 있을 수밖에 없고, 끊임없이 멘트를 날려야 한다. 이제 언제 어디서 누가 확진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아슬아슬, 매일 계속되는 프로야구나 드라마 등 팬데믹 상황에서 너무 많은 일상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진행되고 있다. 방송가나 스포츠만 그런 것도 아니다.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도 불안해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야 모두 당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후보들.. 2021. 4. 26.
LH와 정권, 어느 것을 지킬 것인가 한국토지주택공사 흔히 LH로 불리는 한 공기업 직원들의 일탈적 투기 행위로 대통령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침 진행 중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지지율이 여당과 야당 사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불거져 나온 청년들의 공정 문제가 수년간 누적되고 압축되어 드디어 LH 사건에서 폭발한 것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가까운 재·보선은 물론이고, 멀게는 대선도 영향을 받는다. 내가 만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LH 이름을 ‘주거복지공사’ 정도로 바꾸고, 일부 기능은 정부로, 일부는 몇 개의 별도 법인 신설로 분리시킬 것 같다. 한전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민영화와의 타협점으로, 한전에는 송전망인 배전만 남기고 발전은 6개 자회사로 .. 2021. 3. 29.
가덕도 ‘대타협 특별법’은 어떨까 “문재인 정부가 왜 이럴까. 아무리 다급하다고 하더라도, 양심적인 정부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최근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해도 좋은 국가적 사업 목록을 발표하면서 거기에 대규모 토건사업들을 쭉 나열한 것은 또 하나의 충격적인 뉴스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돌아가신 김종철 선생이 2019년 녹색평론 제165호에 쓰신 글이다. 가덕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과정을 보면서 김종철 선생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 느껴졌다. 뭐라도 한마디 하셨을 것 같다. 2020년 2월, 영국 항소법원은 히스로 공항 제3 활주로 건설이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파리협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팬데믹 이후로는 더욱 그렇겠지만, 그 전에도 이미 항공업계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항공 .. 2021. 3. 2.
탈토건 보수를 보고 싶다 한국의 보수에 대해 사실 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오랫동안 힘과 권력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유능해 보이지도 않았고, 적당히 부패해 보였다. 그리고 평균적으로는 책을 너무 안 읽었다. 가끔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처럼 정말 책 많이 읽고, 아는 것 많은 보수 인사들을 만나게 되면 경이감을 느끼는데, 그런 보수는 매우 드물다. 물론 내가 모든 보수 인사들을 다 아는 건 아니라서, 나도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제정책으로만 국한해서 보면, 박근혜의 ‘줄푸세’ 이후 정형화된 보수의 경제 담론이 존재한다. 세금과 정부를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는 것, 이 정도라 이외에 뭘 더 분석할 게 별로 없어 보인다. 그 후로도 이걸 이렇게 변형하고 저렇게 변형한 게 거의 전부다,.. 2021. 2. 1.
서울시장 선거 공약을 보며 올해는 서울시장 등 주요 지자체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여러 명이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나온 공약이나 비전으로 보면 서울에 대해 그나마 뭔가 알아먹을 수 있는 형태로 얘기를 한 건 서울 서초구청장인 조은희가 유일한 것 같다. 경부고속도로와 지하철 2호선의 지상구간을 지하화해서 뭔가 하자고 하는 건데,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지하도시’ 논쟁을 다시 수면 위로 꺼낸 것이다. 지하도시는 박원순도 하고 싶어 했고, 2호선 지하화는 국회의원 시절, 추미애도 늘 꺼내던 것이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도 광화문 일대의 지하도시와 연계해 시작한 것인데, 내부적으로는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공무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결국은 GTX 청사와 연계, 광화문 지하도.. 2021. 1. 4.
신문에 글을 왜 쓰는가? “티브이 뉴스를 보면서, 방 안에서 벽에 대고 혼자서 중얼거리다가, 급히 몇 자 적어서 신문사에 보낸다.” 한 해가 간다. 코로나19 한가운데에서 나도 올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 최고의 문장은 바로 저 문장이다. 올해만이 아니다. 지난 몇 년을 돌아봐도 저 문장이 최고의 문장이다. 저 글을 읽고, 올해는 해가 넘어갈 때쯤 저 문장을 최고라고 말하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충 살고, 겁쟁이로 살고,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그러고 산다. 저 문장의 앞은 다음과 같다. “나는 이 사태가 계속되는 한 4차 산업이고 전기자동차고 수소자동차고 태양광이고 인공지능이고 뭐고 서두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날마다 우수수우수수 낙엽처럼 떨어져서 땅바닥에 부딪쳐 으깨지는데,.. 2020. 12. 14.
회색 수소, 수입 수소, 회색 뉴딜 지난 6월 산업부는 ‘그린 수소 해외사업단’을 발족하고, 30여개 기업과 수소를 수입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였다. 연료전지에 대해 정부는 화려한 말의 성찬을 보여줬지만, 기술적 결론은 그냥 “외국에서 사온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이걸 코로나19 대책으로 포장하였다. 재난을 핑계 삼아 그냥 자기들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전형적 ‘재난 자본주의’다. 그린, 퍼스트 무버, 뉴딜, 별의별 얘기로 포장되었지만, 공무원들이 그리는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에너지 수입국으로 가자는 얘기다. 그럼 정책 포장지의 ‘그린’이라도 떼어내든지. 흔히 수소경제라고 불리는 연료전지는 원래는 잠수함이나 우주선같이 극도로 제약이 있는 조건에서 쓰는 기술이다. 제한적이고 특수한 용도로 썼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3년 .. 2020.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