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신생 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18개 기업이 온라인 중개업체를 통해 자금 모집을 시작했고, 이중 4개 업체가 이틀 만에 목표자금을 모집했다. 중개사이트 접속도 그제 4만건에 이어, 어제는 7만건으로 늘었다. 시행 초기부터 스타트업들이 자금모집에 성공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액투자자들이 될성부른 곳을 골라 온라인으로 십시일반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 일부 후보들이 선거 자금 모금 방식으로 활용했던 것이 기억에도 새롭다. 새 제도는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이 허용되면서 가능해졌다. 기술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돈줄에 목말라하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없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술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새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다.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이 제2의 카카오가 되면 수익은 극대화된다. 실제 2012년 미국이 크라우드펀딩을 첫 법제화한 뒤 대박을 터트리는 사례도 많다. 스마트시계 제조업체인 페블이 세계 최대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거액을 투자받아 글로벌 업체로 성장한 것은 알려진 얘기다. 기업뿐 아니라 문화분야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를 받는 것이 일상화됐다.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방안_경향DB
지금은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이다. 산업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사물인터넷 같은 융합이 대세가 됐다. 절대 강자도 어느 한순간에 추락하는 게 다반사이다. 그런 변화를 주도하는 게 아이디어를 밑천 삼아 움직이는 혁신기업들이다. 미국 제조업이 다시 글로벌 선두에 서고, 중국 첨단산업이 일취월장하는 것도 혁신적 스타트업 덕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생태계에 뒤처져 있다. 늦었지만 이번 크라우드펀딩이 혁신기업들의 성장 마중물로 자리매김되기를 바란다. 다만 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투자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와 중개업체들의 투자기업 심사 능력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 신뢰 없이는 투자도 없다. 투자받은 기업이 파산해 투자자들이 원금을 잃으면 시장은 위축될 게 뻔하다.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의 신기술을 흡수·활용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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