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소비자가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평균소비성향은 71.6%로 2분기 기준으로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이자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이 100만원이라면 71만6000원만 소비 지출을 했고, 나머지는 저축했다는 뜻이다. 저축이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가 계속돼 소득이 크게 늘지 않고, 앞으로 쓸 돈이 모자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불안한 미래를 감안한 소비 축소는 경기 침체와 불안감 증폭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미래가 희망적이어야 소비가 늘고 경기가 활성화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내수가 침체하면서 600만명에 육박하는 자영업자들은 3분기 연속 사업소득 감소라는 곤경에 처했다. 소비 축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차 심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과 저성장,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기대수명은 늘어나는데 쓸 돈이 넉넉지 않으니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지출하지 않는다. 실제로 가계는 2분기에 주거·수도·광열, 식료품, 보건 등 생존과 직결된 지출은 늘렸지만 의류·신발, 오락·문화, 교육 등 문화생활 관련 지출은 줄였다.
경제성장율보다 낮은 소비증가율_경향DB
소비성향이 계속 하락해 경기 침체가 깊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내수를 살려야 한다. 일자리 창출 및 내수 진작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하고, 가계 소득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공적연금 등 노후 안전망을 확실히 하는 것도 고령화에 따른 소비 위축을 막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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