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와 한미 FTA, 야권연대 걸림돌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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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와 한미 FTA, 야권연대 걸림돌 될라

by eKHonomy 2010. 10. 5.
민주당의 새 대표로 손학규 전대표가 당선됐네요.

해서 한미FTA와 관련된 손학규 신임대표의 생각이 어떤 지를 한 번 검색해 보았습니다. 누구나 검색어만 치더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1)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가 2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2006.12.27)." 

(2) "손 전 지사는 ... 인하대학교 CEO 초청 특별 강연회에 참석해 한미 FTA를 세계경제의 흐름속에서 봐야 하고 따라서 의지를 갖고 체결해야 한다.. 말했다 (2007.3.30) 

(3) "한미FTA 논쟁에서는 정동영·천정배 후보가 독소조항 제거를 위한 전면 재협상을 주장한 반면, 손학규·최재성 후보는 미국과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며 반박하는 형국이었다....손학규 후보는 2008년 민주당 대표를 맡을 당시 '민주당이 한미FTA 비준에 앞장서야 하는데 비준을 못 한 것에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은 "노무현 정부에서 체결한 한미FTA를 민주당에서 뒤처리를 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010.9.14).


이것만 놓고 본다면 손학규 민주당 신임대표는 이미 한나라당 시절부터 나름 한미FTA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비교적 또렷하게 밝혀 온 셈입니다. 한나라당 대권 주자 시절부터 한미FTA를 지지하고 있었고, 당적을 민주당으로 옮긴 뒤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 대표를 맡을 시절에도 민주당이 한미FTA 비준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번 당대표 선거에서도 '전면재협상'을 요구하는 당내 비주류에 대해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첨예한 정치적 쟁점 사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는 것에 대해 가타부타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야권연대와 재집권을 지상의 화두로 내건 이상 이제 한미FTA 문제는 더이상 정치인 개인의 신념이나 소신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왜냐 하면 시민사회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물론이고 이번에 민주당의 최고위원회에 동반진입한 천정배, 정동영, 이인영,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등이  한미FTA '전면재협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한국의 민주노총과 미국의 노총(AFL-CIO)은 한미FTA 전면재검토,재협상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예컨대 성명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미FTA가 양국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면 재검토·재협상하고, 양국 노동자들이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등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동법을 개혁할 것을 양국 정부에 촉구한다. [정부] 협상가들은 2007년 무역협정 모델의 노동·환경 조항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투자, 정부조달, 서비스(금융서비스 포함) 등 기타 중요한 장에 관한 노동자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다뤄야만 한다."



한미 양 노총의 성명이 있기 바로 직전에는, 한미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한미 의원 공동성명이 추진중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양국 대통령에 보내는 공개서한형식의 한미 의원 성명은 특히 한미FTA 협정문의 '독소'조항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말많은 '투자자-정부 소송제'라던가, 서비스개방에 있어 개방안 할 부문만 적시하게 되어 있는 '포괄주의(negative list)'방식이 그 것입니다.
그리고 2개의 성명 모두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국제경제 환경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온 각종 파생상품들이 버젓이 금융서비스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냅니다.
이 2개의 성명에는 미국이 요구하는 자동차, 쇠고기에 대한 언급은 아예 한마디도 없습니다. 뒤를 이어 우리 시민사회 단체도 같은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의 시민사회는 이러한 취지의 성명을 이미 오래 전부터 발표해 왔습니다.



알다시피 지금 각종의 야권통합 논의가 활발합니다. 그 최종 형태가 무엇이 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야권연대가 2012년 정권탈환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손 신임대표가 이끌 민주당 역시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또 때마다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의 지방선거는 야권 연대의 위력을 실증한 대표적 사례였습니다.  당시에도 한미FTA 문제가 야권의 정책공조를 위한 가장 중요한 걸림돌중 하나로 부각된 바 있지만, 임시봉합하고 넘어간 바 있습니다.

하지만 G20 정상회담까지 자동차, 쇠고기등을 재협상해서 마무리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목전에 두고, 손대표가 더이상 한미FTA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입장 정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손 대표가 한미FTA라는 걸림돌을 앞장서 제거해, 야권연대의 조건을 야물게 하기를 바랍니다. 이름을 무어라 부르건 한미FTA 협정문상의 독소조항 제거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가능할 겁니다. 

한미FTA '전면재협상'이 되건, 아니면 최소 '현상동결(stand-still)' - 곧 문제투성이 협정문을 그대로 두자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조건이 성숙할 때까지 한미FTA에 관한  더이상의 국회내 어떤 논의도 동결하는 - 이 되건, 그가  한미FTA에 대한 민주당의 기존 당론을 재검토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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