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경제효과가 24조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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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이해영의 굿나잇굿럭

G20 경제효과가 24조원이라고?

by eKHonomy 2010. 9. 28.
처음 G20 서울 개최가 결정되고, 누가 이를 일컬어 '단군이래 최대의 외교 행사' 운운 했을 때 그저 권력자에게 아첨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넋두리 정도로 치부했었다. 그리고 최근들어 정부측의 G20 프로파갠다 방송이 주최국인 우리를 일컬어 '세계의 좌장' 운운할 때 말장난이 과하다고 보았다.

<G20 경호안전 특별법>을 만들어 시위진압에 군대 동원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제는 고막찟는 '음향대포', 최루탄, 고무탄을 발사할 다목적 발사기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찰장비 사용기준'에 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과연 그렇다면 유사계엄적 상황까지 연출하면서,
또 이를 위해 우리의 기본권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G20은 가치로운 그 무엇일까.


첫째, G20은 말 그대로 경제정책을 협의하는 '국제포럼'이다. UN이나 IMF같은 '국제기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예컨대 UN같은 경우 만국의 모든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공통의 이익을 위해 조약을 체결하고 각국 정부의 비준을 통해 구성한 그런 정통성있는 국제기구와는 다르다는 말이다.
따라서 G20(http://www.g20.org/)은 기본적으로 '정당성 결함'을 안고 출발한 한시적인 목적의 포럼이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IMF등 기존의 공식적 국제 경제기구들이 금융위기과정을 겪으면서 심각한 불신의 대상이 되자, 이를 대신하기위해 만들어진 본질적으로 선진국의 이익 그 중 특히 금융자본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이다.




Demonstrators attend the Put People First march through central London,
beginning several days of protest surrounding the G20 summit. Photograph
: Toby Melville/Reuters


둘째, G20을 구성하는 골격을 보더라도 기존 G7(8)에다 중국, 인도, 브라질등 신흥국과 기타 중위권의 국가로 얼기 설기 짜여져 있다. WTO의 경험에서 미루어 보더라도 양 진영은 그 이질성으로 인해 그 어떤 합의에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고작해야 포럼에 불과한 G20에서 합의는 더더욱 어렵다. 그래서 G20을 일러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그들은 합의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셋째, 심지어 그 구성도 아주 비대칭적이다.
예컨대 G20에서 유럽의 경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외에 별도로 유럽연합(EU)이 참여하는 등 '과잉대표'되어 있는 반면, 폴란드, 태국, 이집트같은 신흥국은 아예 배제되어 있. 또 유럽내에서도 스페인, 벨기에, 덴마크, 스위스는 제외되어 있다.  

넷째, G20은  정식의 국제기구가 아닌 까닭에 어떤 집행기구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리고 회원국간의 이해상충으로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아무런 분쟁조정 절차나 기구를 정해 놓고 있지 않다.
그래서 G20이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고작 성명서나 내고, 그것도 지난 번 발표한 성명서 대충 문구수정이나 해서 다시 내는 일밖에 없지 않냐는 지적이 있다.
결정사안이 있더라도 이를 책임있게 집행할 기구가 없기 때문에 사후관리도 거의 되지 않는다. 또 분쟁조정절차가 부재하기 때문에 합의사안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구속력있게 강제할 수도 없다.







다섯째, G20이 기본적으로 국면대응용이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최고점을 찍을 때인 2009년 4월의 런던회의와 비교해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들어 간 2010년 6월의 토론토회의의 결과는 당연히  대조적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런던회의에서는 그나마 IMF출자 증액같은 결정이 내려 질 수 있었지만, 토론토회의에서는 동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여섯째, 그러면 토론토에 이어 개최되는 서울회의는 어떨까.
과연 세계의 '좌장'으로서 한국이 G7 그중에서도 유럽, 미국, 일본, 나아가 G7과 중국, 인도, 브라질등의 '이질성'을 성공적으로 조율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내실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
이미 한국은 '비즈니스 정상회의', 개발격차, 빈곤감소, 자본이동에 대한 안전망구축등 여러 이슈를 부산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추진동력이 감소 추세에 있는 G20 회원국이 새로운 쟁점에 대해 합의해야 할 현실적이고 내적인 동기를 갖고 있으며, 없다면 합의를 도출하게끔 강제할 실질적인 힘이 한국에 있을 까는 전혀 다른 문제다. 

요컨대 G20은 일단 그 정당성은 물론이고, 이제 그 효율성 조차 의심받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국제토크쇼가 되어 가고 있다. 

집에서 반상회 한 번 했다고 부자되는 것은 아니다. 설사 그 반상회를 1박2일 걸려 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또 그 반상회가 급조된 2.2m 짜리 콘크리트 장벽뒤에서 열리는 것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

차라리 미항공모함위에서 개최하면 어떨까. 교통체증도 없고, 최루탄도 고무탄도 필요없다. 손님들 역시 주인에게 민폐끼칠 필요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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