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우석훈의 생태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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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우석훈의 생태경제 이야기57

[생태경제 이야기]정몽준의 성장, 박원순의 성숙 최근에 홍난파 가옥을 방문했다. 독일 본의 베토벤 생가는 내가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물이다. 내 삶의 중요한 결정들을 그곳에서 종종 했다. 공직을 그만두고 가난한 자유를 선택한 것도 마침 그곳이었다. 문화재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경제학 분야가 있다. 계산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국 시민들이 얼마나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서 경제성도 결정이 된다. 지금 홍난파 가옥은 전쟁터 한가운데 있다. 바로 옆에서 돈의문 뉴타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서울에는 지금 두 개의 전쟁터가 있다. 뉴타운으로 상징되는 도심 주변의 재개발이 그 하나다. 그리고 조선조 600년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궁궐을 어떤 식으로든 보존할 것이냐, 아니면 한진그룹에 호텔을 짓게 해줄 것이냐, 그게 또 하나의 전쟁터다. 도시 생태라는 표현.. 2014. 4. 17.
[생태경제 이야기]텃밭을 위한 변론 이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 중의 하나처럼 된 이화여자대학교에 ECC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이 하나 있다. 칭송과 비난을 동시에 받는 건물이다. ECC라는, 정말로 이렇게 몰개성적이며 국적 불문의 건물 이름을 써야 하는 것인가, 그런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역사와 전통을 깡그리 무시한 단절적 건물 디자인까지, 많은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건축 초기에 이 건물을 생태건축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에게도 건너건너 왔는데, 이걸 생태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보냈다. 건물이 문을 연 지 6년, 나는 여전히 그 질문에 답하고 싶어졌다. 남자들이 초고층 건물에 찬사를 보내는 요즘, 그래도 너무 무지막지하게 위로 올라가지 않고 절제의 미덕을 갖춘, 그리고 비록 조경 차원이지만 에코 코드를 담으려고 했던.. 2014. 4. 10.
[생태경제 이야기]한국형 조합아파트, 바로 시작하자 지금의 경기불황이 언제까지 갈 것 같으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솔직히 대답하기가 난감하다. 박근혜 정부가 지금 하는 정책은 집값 올리기와 풍선 누르기, 딱 두 가지다. 집값 부양책이야 아주 익숙한 토건정책이다. 풍선 누르기는 고궁이나 학교 앞 호텔 건립을 의미한다. 어느 정도 공급이 찬 상태에서 호텔 하나를 만들게 해주면 좀 오래되었거나 운영이 곤란해진 호텔 몇 개가 망하게 된다. 지금 골프장이 그렇다. 새로 좋은 설비를 갖추고 잘 디자인된 골프장 하나가 생기면 오래되고 낙후된 골프장 몇 개가 망한다. 풍선 누르기와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이렇게 규제를 없애 새로 호텔을 지으면 경제가 좋아진다고 생각하지만, 풍선을 누른다고 안에 든 공기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당분간 아파트 공급은 늘어날 것이다. 경기가 .. 2014. 4. 3.
[생태경제 이야기]학교 급식과 신토불이의 오류 얼마 전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한 강연에 ‘농약은 과학’이라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요즘 엄마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 때마침 친환경급식 의무사용 비율을 더 낮추라는 결정이 있었고, 그와 동시에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큰 눈으로 보면, 무상급식과 친환경급식과 같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지 우리가 집단적으로 고민하던 시절이 끝났다는 얘기와도 같다. 대선공약에 학교 앞 불량식품이 4대악으로 등장했던 그 시기가 사실상 농업과 식품 그리고 교육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고민하던 마지막 순간이 아닐까 싶다. 공교롭게도 학교 앞에도 관광호텔을 설치하게 해주겠다는 대통령의 규제 개혁이 거의 동시에 벌어졌다. 규제는 악이고 암 덩어리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식재료 안전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밉겠는가. 음식.. 2014. 3. 27.
[생태경제 이야기]녹색당의 ‘생활 자치’ 깃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태풍의 핵이었다. 결국 야권의 두 흐름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고리로 전격적으로 합치기로 결정을 하였다. 자치의 영역에서 정당이 공천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건 해묵은 논쟁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파괴력은 크다. 역시, 자기 것 챙겨 먹기에는 따라갈 수가 없는 새누리당은 야권의 정당공천제 폐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 같다. 기초의원은 물론 기초단체장까지 한꺼번에 폐지하고 나니, 서울의 25개 구청장은 새누리당이 싹쓸이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다. 현역 구청장이 나온다고 해도, 무소속이고 순번도 제각각이다. 자기 동네 구청장 이름을 알고 있는 서울 시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싶다. 정당공천을 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는 당들이 몇 개 있다. 그 중에 대표적.. 2014. 3. 20.
[생태경제 이야기]농업교육을 도입하자 몇년 전 일본 히로시마 식량회관이라는 곳에서 초등학생 농업교육에 관한 내용들을 보고 가슴이 저린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수년 전부터 숲 속 유치원이 유행이다. 선진국에서는 나름대로 자기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생태에 관한 감성을 교육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어떤가? 어린이들에게 감성을 없애고 로봇 그것도 암기만 할 줄 아는 로봇으로 만드는 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앞으로 20~30년이 지나고 나면 석유는 고갈될 것이라고 난리가 날 것이고, 온갖 희소자원들도 위기에 처할 것이다. 그 시기가 되면 생태적 감성과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이 존경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생태 교육 중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역시 농업 교육이다. 기왕에 학교 급식이 자리를.. 2014. 3. 13.
[생태경제 이야기]중국발 초미세먼지와 생태 외교 1950~60년대에 프랑스를 시작으로 관광부라는 걸 만들면서 투어리즘에 유럽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이걸 음모론으로 보는 사람들은 전후 복구에 따른 장기 호황으로 늘어난 예금액으로 고분고분하지 않게 된 노동자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관광이 시작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임금은 높여주지만 해외 관광 등으로 빈털터리가 된 노동자들은 아주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이 1주일에 걸친 스키 바캉스를 없애고 사람들에게 더 강도 높은 노동을 시키려고 하다가 스키업계의 반발로 무산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일을 더 시키겠다는 좌파 대통령에 맞서 노동자들과 스키 자본이 손을 잡게 된 것이다. 어쨌든 이 시절에는 유럽도 스키 관광에 너도나도 열을 올렸고, 그 결과 알프스가 최대의 .. 2014. 3. 6.
[생태경제 이야기]규제 완화, 생태 분야 일자리 줄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17대 대통령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때의 대표적 구호는 ‘줄푸세’였다. 규제 완화가 대표적 경제 입장이었다. 대통령에 당선될 때에는 경제민주화였다. 박근혜 정부 2년차, 대통령이 다시 17대 대선 후보 경선 시절로 돌아가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 규제 완화라는 용어는 대표적 신자유주의 용어다. 영미권에서는 regulation이라는 단어를 정부가 무엇인가를 금지하는 것, 즉 규제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렇지만 불어권에서 이 용어는 조절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정부가 무엇인가를 금지한다는 것과 정부가 전체적으로 무엇인가를 조절한다는 것은 뉘앙스가 다르다. 유럽 중앙은행을 만들어 통합화폐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이론을 제공한 미셀 아글리에타가 대표적인 조절학파다.. 2014. 2. 27.
[생태경제 이야기]새정치연합과 생태정치 얼마 전 경기도 어느 도시를 지나다 ‘민주당이 또 해냈습니다. 그린벨트 해제’라고 엄청나게 크게 붙인 플래카드를 보았다. 유신 경제에도 어두운 면이 있고 밝은 면이 있는데, 그린벨트는 그 밝은 면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유신 이후 토건을 대표하는 토건 정치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에서는 지방자치가 한국처럼 토건 일방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처음 지방자치가 시행되었을 때 흔히 지역 정치라는 것은 도로를 놓고, 뉴타운 같은 재개발을 성사시키고, 대형 구조물을 만드는 그런 게 전부였다. 많은 사람들은 지방자치 초기라서 그렇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도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2000년대 1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지역 정치는 토건이 판을 쳤다. 그리고 2010년.. 201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