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우석훈의 생태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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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우석훈의 생태경제 이야기57

개헌과 생태주의 시민사회에서도 지난 수년간 개헌 논의가 몇 번 있었다. 헌법 35조에 환경권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이걸 좀 더 구체적으로 강화하자는 것이 환경단체의 대체적 의견이다. 물론 정부의 역할과 방향 등 생태적인 요소들을 구체화시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나도 찬성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나는 개헌에 대해 현실적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표명해왔다. 경제학자로서, 나는 헌법 119조를 지킬 자신이 없었다. 보수 쪽에서 개헌 얘기를 할 때 반드시 없애겠다고 하는 조항이 바로 이 119조이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경제민주화’ 조항이다. 그리고 이것에 근거해 ‘경제에 대한 규제와 조정’이 가능하게 된다. 대기업들이 없애고 싶은 조항 딱 하나를 들라고 하면 바로 이것이다. 지금의 헌법이 만들어진 9차 개정헌법의 사회.. 2014. 10. 9.
[생태경제 이야기]9시 등교제와 통학버스 우리들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어떤 삶을 만들어줄 것인가, 이 질문은 오랫동안 한국에서 방기된 것이었다. 영어로 ‘일하다’ ‘공부하다’는 ‘work’로 같은 단어이다. 불어도 ‘travailler’로 같다. 노동의 관점으로 보면, 20세기 들어오면서 이미 정착된 8시간 노동제에서 학생들만 예외이다. 선행학습과 영어학습으로 점철된 사교육 그리고 0교시 수업과 ‘야자’로 대표되는 공교육, 이건 아동학대 수준이다. 유엔 등 국제적으로 청소년 인권에 관한 수많은 논의가 있지만 우리만 이 논의를 비켜가고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전격적으로 도입한 9시 등교제는 우리가 가야 할 미래의 한 모습을 보여준 반가운 사건이다. 시작은 경기도지만 다른 지역으로도 점차 확대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물.. 2014. 10. 2.
[생태경제 이야기]디젤, 하이브리드, 그리고 디젤 하이브리드 현업 시절, 친환경 자동차 로드맵에 관한 논쟁을 격하게 한 적이 있었다. 10년도 더 된 일이다. 당시에 환경부는 한국은 디젤차 단계를 뛰어넘고 그냥 전기차로 가는 게 맞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디젤차 단계는 피할 수 없고, 디젤차의 배출오염을 줄이는 기술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체에너지가 완전히 일반화되어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까지, 상당히 오랜 기간 디젤 하이브리드가 궁극의 기술이 될 것이라는 것이 당시 유럽의 입장이었고, 나도 이게 맞다고 보았다. 그 디젤 하이브리드가 작년부터 출시되었다.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이 안정화되면 연비가 30㎞를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디젤과 휘발유, 대기오염 측면에서는 휘발유가 장점이 있다. 디젤은 연소과정에서 매연과 미세먼.. 2014. 9. 22.
[생태경제 이야기]캐나다산 귀리에 대한 명상 어렸을 때 외국 소설을 보면 오트밀에 관한 얘기가 아주 많이 나왔다. 우리 문화 속에서는 접할 기회가 전혀 없어서 정말로 오랫동안 궁금했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아침에 오트밀을 먹을 기회가 생기면 주저 없이 약간이라도 맛을 보았다. 엄청나게 맛있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술 먹은 다음 날 먹으면 속이 편하다. 특별한 맛이 있지는 않지만 대개 주식들이 그렇게 특별한 맛이 없는 것처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아침 식사가 되었을 법하다. 우리나라 소설 등 문학에서 오트밀에 관한 얘기를 본 기억은 없다. 오트밀을 만드는 곡식, 귀리에 관한 것도 역사책에서 잠깐 본 것 외에는 특별한 기억이 없다. 한국과는 아주 먼 종류의 곡식이라 오트밀에 관한 것 외에는 귀리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올해 캐나다.. 2014. 9. 15.
[생태경제 이야기]교황은 가고, 한국은 다시 불평등 향해 달린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은 정말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정치든 종교든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위로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렇게 깊게 느껴본 것이 처음인 것 같다. 그는 상징을 사용하는 데 단호하였고, 의사를 표시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감동했다. 그가 던져준 메시지 하나하나를 보면서 지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가능하기도 하구나, 정말로 황홀했다. 그 꿈결 같던 며칠이 지나고 문득 세상을 돌아보니, ‘시궁창’이라는 표현 그대로 현실은 시궁창이다. 세월호 참상은 진상도 대책도 없이, 이번에는 야당이 끊임없이 처박히게 되었다. 진짜 안쓰러워서 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하다못해 점심 단식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든다. 그런다고 해결이 되겠나. 우리의 삶이라는 게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집.. 2014. 8. 21.
[생태경제 이야기]케이블카, 이것은 올드하다 반대운동, 나는 바로 그 손가락질받는 반대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뭘 하자는 것보다 하지 말자는 얘기를 훨씬 많이 했다. 그게 싫어 내 궁극의 직업으로, 그리고 내 마지막 직책으로 영화기획자를 선택했다. 이런 영화 만들어 봅시다, 그렇게 했던 얘기들이 실제로 제작 과정에 들어가 촬영되고 있는 걸 보면, 얼마나 기쁘겠나. 그런 재미로 영화 기획을 시작했고, 몇 년 해보니까 실제로 행복하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 그걸 감각적으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영화이다. 그렇지만 충무로에 영화기획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감독이 되기 위해 죽어라고 현실을 버티는 스태프들은 많지만, 어떤 걸 영화로 할까, 그런 걸 고민하는 기획자들은 정말로 적다. 그 기획자 중에.. 2014. 8. 14.
[생태경제 이야기]4대강 이후 들어갈 65조, 결자해지를 최근 프레시안(8월5일자)에 기고된 관동대 박창근 교수의 계산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박근혜 정부 5년간 4대강 사업 이후 생긴 부작용으로 들어갔거나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돈이 65조원이라는 것이다. 주로 큰 비용은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의 사업에서 발생한다. 4대강으로 인해 생겨난 하천 수질 개선사업으로 환경부가 박근혜 정부 5년간 20조원을 쓰게 된다. 그리고 4대강 사업 이후에도 오히려 더 커질 수밖에 없는 하천 정비사업으로 앞으로도 20조원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박창근 교수의 계산에는 직접적으로 돈이 왔다갔다하는 건 아닌 가상적 가치인 훼손된 습지의 경제적 기능에 관한 돈, 6조원 정도도 포함돼 있다. 자, 이 돈을 들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대한하천학회의 계산에 의.. 2014. 8. 7.
[생태경제 이야기]생태, 농민들에게 손 내밀자 정부의 기습적인 쌀 관세화 선언을 보면서, 가슴 아픈 단어, ‘재난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오미 클라인의 이라는 책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단어이다. 재난이 생기면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뭔가 나아질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이다. 거대한 재난으로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고 정신없는 틈을 타서, 지배자들이 자신들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을 그 기회에 전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말이다. 중남미의 쿠데타 등으로 정치적 격동이 생겨날 때, 전격적으로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그곳을 뒤덮어서 오히려 더 어렵게 됐다. 지금 세월호 정국에서 정부의 조치는 전형적인 재난 자본주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제민주화 대신 과거의 토건 패러다임으로 전격 복귀하면서 MB 정부 때도 풀지 않았던 .. 2014. 7. 31.
[생태경제 이야기]국산 재료 외면하는 대기업 메밀국수 아내가 출산을 몇 달 앞두고 있다. 매끼 밥을 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주말에는 몇 번 나름 신경 쓴 밥을 만들고 있다. 내가 만들 수 있는 메뉴가 엄청나게 다양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뭔가 만들어보려는 중이다. 그 메뉴 중에 메밀국수가 하나 들어가 있다. 아내는 메밀국수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나는 그렇게까지 잘 먹는 음식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내가 워낙 좋아하니까 얼마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형 식품업체에서 나온 메밀국수를 사용했다. 특별한 생각 없이 만들었다가 식사를 마치고 난 아내한테 혐오에 가까운 구박을 받았다. “이거 중국산인 거 알아?” 너무 작은 글자로 써 있는 데다가, 제조를 국내에서 했다는 글귀와 섞여 있어서 나도 미처 몰랐다. 국수가 맛은 있었다. 그렇지만.. 201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