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우석훈의 생태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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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우석훈의 생태경제 이야기57

[생태경제 이야기]여전히 홍명보를 응원하는 이유 스포츠와 생태,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주제이지만, 외국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중요한 논란거리가 되었다. 몇 년 전 일본의 프로야구를 연구할 때, 야구와 환경이라는 주제를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야구 배트 등 여러 가지 소재의 폐기물 감소와 재활용 얘기들이 한참 논의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를 끈 것은, 야구 게임 시간과 온실가스 감축 문제였다. 야구를 너무 길게 하면 조명 등 전기를 많이 쓰니까, 투구의 인터벌 같은 것들을 줄여서 야구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눈으로 보면, 요즘 타고투저, 타자들이 잘 치고, 투수들이 못하는 한국 프로야구는 분명히 반생태적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환경을 표방한 월드컵이었다. 실효성은 의심되지만 하여간 간판은 그렇게 걸었다... 2014. 7. 17.
[생태경제 이야기]생태적 문화 혹은 문화적 생태 유네스코나 유넵이나 같은 유엔 산하 기구이다. 유네스코를 모를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유넵(UNEP, UN Environment Programme)은 좀 생소할 것이다. 유네스코나 유넵이나,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직장 중 하나이다. 연봉이 엄청나게 높은 곳은 아니지만 국제공무원이라는 신분과 함께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을 할 수 있다. 유네스코는 과학·문화·교육을 담당하는 기구이고, 유넵은 환경을 다루는 기구이다. 두 기관을 비교하는 게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근 수년, 환경 보존에 관한 영향력은 유네스코가 절대적이다. ‘개발해야 잘살지’, 생태적 보존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는 기립박수, 이런 형국이다.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기쁜 일이.. 2014. 7. 3.
[생태경제 이야기]개도맹, 그리고 종로구 생태보고서 ‘철령 높은 봉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를 비삼아 띄었다가/ 님계신 구중심처에 뿌려 본들 어떠리.’ ‘철령 높은 봉에’로 시작하는 이 시조는 백사 이항복이 북청으로 유배 가는 길에 지은 것이다. 그는 결국 이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오성과 한음으로 한국사에서 가장 짓궂고 개구쟁이였던 소년들로 남은 바로 그 이항복 얘기를 우리는 참 좋아했던 것 같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권율의 딸이었던 그의 아내와 친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스스럼없이 서로 방귀를 뀌게 되었다고 표현한 것이었다. 언제 자기의 배우자 앞에서 방귀를 뀌었는가, 그런 표현은 서양의 유머집에서도 못 본 것 같다. 이항복이 죽어서도 서울에서 거의 유일한 도롱뇽 서습지를 지키고 있고, 그걸 지키던 사람들이 ‘개도맹’이라는 말을 만들게 되었으니.. 2014. 6. 19.
[생태경제 이야기]친환경 급식의 위력 무상급식이 선거에서 위력을 한 번 발휘한 이후, 야당 정치인들은 이 주제를 이미 소진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이건 이미 한 번 했고, 무상급식 같은 뭐 ‘쌈박한’ 거 없나, 이런 게 후보들의 고민이다. 한 번 써먹은 것은 지나간 것, 주류 정치인들에게 선거야말로 어쩌면 인스턴트 백화점 같은 건지 모르겠다. 진열되어 있는 것 중에서 몇 개 골라잡고, 거기에 약간의 포장을 더해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 정책의 인스턴트화라고 할 수 있다. 급식을 둘러싼 두 가지의 흐름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격돌했다. 무상에서 친환경으로 내용이 진화한 진보 쪽과 보통 GAP라고 부르는 국가관리 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의 보수의 방향이다.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국가 인증보다 사람들이 더 쳐주는 것은 지역생협의 자체 브.. 2014. 6. 12.
[생태경제 이야기]무더위를 이기는 법, ‘실링팬’의 재발견 공직을 사퇴하면서 하던 일을 다 내려놓았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 여전히 기억에 아른거리는 일이 하나 있다.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을 통해 냉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정책도 내가 하던 일 중 하나였다. 도시가스로 냉방을 하면 전기는 최소로 쓰면서 훨씬 저렴해지고, 국가적으로도 전기 부하를 줄일 수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난방을 지역냉난방으로 바꾼다면, 전기는 물론 에너지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장기적인 온난화 현상을 생각한다면, 그냥 더위를 참으라고 할 일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이면서도 저렴한 대체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당시의 생각이었다. 초기 제품은 고가이겠지만 기술이 안정화되면 결국에는 전기 에어컨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냉방기술은 오히려 더 고가이면.. 2014. 6. 5.
[생태경제 이야기]원전, 정말 안전하다면 국회 앞에 만들라 “원전 폭발을 영화에 넣으면 결국 방사능 유출 얘기로 넘어가고, 그럼 아무리 영화지만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잖아요. 도저히 끝맺음이 안되니까. 원전이란 게 쉽게 가동이 중단되는 게 아니고 또 중단되면 다시 가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더군요.”(2011·3·17, 국민일보 윤재균 감독 인터뷰 중) 천만 영화 중의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는 참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욕망 위에 세워 올린 탐욕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그런 메시지에 가슴이 찡했다. 원래 이 영화에는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위험에 빠지는 얘기가 시나리오 검토 때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감독이 밝히고 있듯이 스토리가 너무 복잡해져 마무리짓기가 쉽지 않아서 빠졌다고 들었다. 그러나 영화의 설정대로 해운대의 고층 주상복합의 꼭대기층도 .. 2014. 5. 29.
[생태경제 이야기]혼합미, 미검사 그리고 규제 완화 편안하게 얘기해보자. 아기의 이유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나는 결국 이기주의적 아빠다. 돈이 좀 더 들더라도 나의 아기는 유아식 때부터 우리 쌀을 먹이려고 했다. 아기가 얼마나 많이 먹겠나,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유기농으로 먹이고, 그나마도 좀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쌀을 먹이려고 했었다. 두 돌이 아직 안된 나의 아기는 그렇게 좋은 쌀만 먹었다. 아비는 생태주의자이다. 생태와 유기농을 얘기하는 아비를 둔 이유로 오이 하나, 호박 하나, 자기 아비와 친구인 농민들이 정성으로 키운 것들을 먹고 살았다. 아비의 사랑이다. 다른 건 몰라도, 내 아이가 먹는 것은 내가 키웠거나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키웠거나, 그렇게 먹게 했다. 물론, 중간중간, 설탕 많이 들어간 산업용 음식을 먹기는 했다. 사람 사는.. 2014. 5. 15.
[생태경제 이야기]인본주의도 의심받는 시대 인본주의라는 가슴 떨리도록 아름다운 말이 있다. 중세는 신의 권위 위에 세운 사회였다. 그리고 그 시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노 즉 땅에 딸린 노예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개별적 인격체로서 그리고 자신이 뭔가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유교 위에 국가를 세운 조선은 조금 달랐다. 사농공상이라는 유교적 질서 위에서 농업은 공업과 상업보다도 위에 있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는 르네상스 때 비로소 나오기 시작했다. 신의 명령이 아니라 인간들의 약속 위에 새로운 사회를 건설한 것은 자본주의의 등장과 일정하게 궤를 같이한다. 사회계약론은 신의 명령이 아니라 인간들의 약속 위에 국가를 만들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근대 국가에 중대한 전환점을 가져온 프랑스 혁명의.. 2014. 5. 1.
[생태경제 이야기]내각 총사퇴 후… 안전한 ‘대한민국’을 바쳐라 어제 꿈을 꾸었다. 2년 전에 죽은 고양이들까지 흡혈귀로 변해서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아직 두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 고양이들과 싸웠다. 수 년간 내가 돌보던 녀석들과 싸우면서 내내 눈물을 흘렸다. 그 싸움이 끝나고 안도하면서 아기를 안았는데, 아기가 내 입술을 물었다. 흡혈귀로 변해버린 아기, 과연 내가 아기와 싸울 수 있을까? 그렇게 황망한 악몽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원래 괴기물이나 SF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의 꿈은 많은 경우 기괴하다. 세월호에 관한 생각을 계속하다 보니, 나의 일상 아니 우리 모두의 일상이 이렇게 괴기스럽게 되어버렸다. 내가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는 안보와 민영화, 그 두 가지 축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들의 통치 방식은 힘으로 밀어붙이기 하나이다.. 2014.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