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기자메모' 카테고리의 글 목록 (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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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 기자메모99

1-99=28 될까 두렵다 몇가지 숫자들을 짚어보자. 1 빼기 99는? 답은 28. 다음은 ‘42=76억’. 그럼 이 수치들은 뭘까. 380, 211, 135, 83, 42. 이는 전 세계 재산의 50.1%를 거머쥔 부호들의 숫자 변화라고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밝혔다. 2010년 380명에서 지난해 2분기 42명으로 더 줄었다. 나머지는 76억명 몫이다. 이대로 가면 ‘1-99=28’이 될 날이 머잖다. 2030년 상위 1% 부자가 전 세계 부의 6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세계 부가 100억원이라면 1%가 나머지 99%보다 28억원 더 가진다는 뜻이다. 게다가 지난해 새로 만들어진 전 세계 부의 82%는 1% 부자가 차지한 반면 37억명은 한 푼도 늘지 않았다. 누구든 노력해서 상위 1%, 5% 안에 들 수만 있다면.. 2018. 7. 5.
더 나은 미래 ‘더 나은 미래, 불평등을 넘어서’를 주제로 지난 19일 개최된 경향포럼에서는 독일과 이탈리아, 벨기에, 일본,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연사들이 불평등과 일자리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생각들을 풀어놨다. 하지만 이번 경향포럼에는 유독 미국 경제학자들이 많이 초청됐는데, 불평등 이론의 대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기회균등과 사회정책 연구의 대가 존 로머 예일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한국의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제도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 차용해온 것인 만큼 미국 자본주의 현재가 한국이 직면할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에 애초에 포럼을 구상할 때부터 염두에 둔 구성이었다. 평가는 냉정했다. 의 저자인 디턴.. 2018. 6. 21.
저 정도면 나쁘지 않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했다. 사람에 대한 진짜 평가는 사후에 이뤄진다고 한다. 그의 부고 기사에 달린 댓글과 트윗글을 쭉 읽어봤다. 고인을 폄훼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망자를 추모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재벌총수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후한 적이 있나 놀랍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의미가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댓글이 여론의 리트머스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돈도 많은 양반이 저 정도면 나쁘지 않다. 타 회사나 권력자들이 갑질하는 것에 비하면 진짜 양반이다.” 베댓(공감을 가장 많이 받은 베스트댓글)이 된 이 두 문장에는 구 회장에 대해 호의적인 시각이 압축돼 있다. 구 회장은 다른 재벌기업 총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간에 덜 알려졌다. 평소 행보도 조용했지만 생전 포토라.. 2018. 5. 23.
남북경협에도 불가역적 조치를 “진짜 통일되는 거 아냐?” 금강산 가는 유람선이 우리 수역을 지나 처음으로 북한으로 넘어간 날이었다. 워낙 특별한 날이어서 평소처럼 하나둘 걸러 해안 초소를 채우지 않고, 모든 부대원이 일출까지 전 초소에 투입되는 전원투입 경계 근무를 섰었다. 아침 방송을 틀어놓고 침상에 누워서 “막내들은 좋겠네. 군생활 폈네”, “군대도 곧 없어지겠네” 같은 시답지 않은 농담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속도로 세상이 바뀌었다. 유람선 대신 금강산 관광버스가 다니기 시작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승용차를 몰고 금강산을 구경 가는 시대가 열렸다. 북한 땅에는 우리 기업들이 들어가는 공단이 만들어졌고,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대통령의 모습이 TV에 생중계됐다. 요즘 유행하는 .. 2018. 5. 17.
문제적 기업인들이 파업한다면 아인 랜드(1905~1982)가 1957년에 쓴 소설 (휴머니스트)를 최근에야 읽었다. 로널드 레이건과 티파티 강경 보수들이 애독했다는 책이다. 스티브 잡스와 앨런 그린스펀이 아인 랜드를 추종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 때도 책은 회자됐다. 자유방임이나 기업지상주의의 철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객관주의’를 주창한 랜드의 철학을 응축한 는 보수의 ‘경전’으로도 꼽힌다. 소설에 얽힌 이야기는 워낙 많은데, 그중 하나가 금융지주회사 BB&T코퍼레이션이 2008년 미국 마셜대학 경영대학원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면서 이 소설을 정규 과정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이다. 기업 중심 이데올로기를 대학에 관철하려 한 사례다. 인류를 위해 하늘을 떠받치는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 같은 또 다른 신화를 만들려는 .. 2018. 5. 2.
김상조 위원장 체제에서도 여전히 안일한 공정위 관료들 2016년 12월21일 오후 9시쯤 당시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였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삼성이 (국민연금 관계자들에게) 로비했다는 것은 팩트”라고 말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과 맞물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논란이 한창인 때였다. 삼성물산 지분 10%를 갖고 있던 국민연금은 2015년 7월 내부 인사들로 구성된 의결기구에서 삼성물산 합병 찬성 결정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2015년 6월 말, 7월 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진행되는 시기에 삼성 미전실(미래전략실) 사람이 전해주기를 누가 누구에게 얘기해서 몇 표를 갖고 왔다고 할 정도로 매일 상황표를 만들어놨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국민연금에서 의결권 행사 권한이 있는 인사를 삼성 미전실의 누가.. 2018. 4. 13.
웃으며 사진 찍을 수 없었던 한 사람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의 전기를 잡은 지난달 30일 밤 금호타이어 노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최종 합의를 마치고 찍은 사진에는 웃음기 없는 인사가 한 명 있었다.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 지회장이다. 장장 4시간에 걸친 긴급 간담회가 끝난 뒤 임금 삭감안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기자에게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도 한숨부터 내쉬었다. 노조와 채권단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둘러싸고 한 달여간 벌인 줄다리기에서 노조는 사실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해왔다. 중국 국영업체 더블스타 이외엔 대안이 없다는 산은 앞에서 노조의 방어 수단은 없었다. 정부와 청와대까지 적극 나서 더블스타 외자 유치가 ‘정답’이라고 외쳤다. 물론 노조가 협상 막판에 실체 없는 ‘국내의 제3자 인수.. 2018. 4. 2.
창립 80주년, 기로에 선 삼성 4년 전 가을, 단풍이 서울 장충동 남산 기슭까지 타고 넘던 시절. 약 1시간을 기다린 끝에 이윽고 신라호텔 현관문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 노신사가 힘겹게 걸음걸이를 뗀다. 부축을 받을 만큼 건강은 좋지 않지만 표정엔 성취감에서 피어나온 미소로 가득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기념하며 자축하는 만찬자리에 참석하고자 힘겨운 발걸음을 한 땀 한 땀 떼고 있었다. 그의 건강 외 거칠 게 없어 보이던 삼성이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 조금만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던진 그의 ‘신경영 선언’이다. 적어도 삼성인에겐 금(金)과 옥(玉)에 새겨 변치 말아야 할 신조였다. 1995년 3월 삼성 애니콜 휴대폰 화.. 2018. 3. 22.
조건 없는 만남이 우선이다 6일 오전 ‘단결투쟁’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한국지엠 노조원들이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 섰다. 이들은 군산 공장 폐쇄 철회와 노조의 경영실사 참여 등을 요구하는 대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무기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기자회견을 끝낸 이들은 채권단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름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설이 전해진 지난달 말.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 회장 앞으로 ‘산은 회장 면담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진위를 알려달라”며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로의 해외매각 협상을 공식화한 지난 2일부터 줄곧 면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 회장은 응하지 않고 있다. 취임 후 노조를 찾아 “고통분담.. 2018.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