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인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본문 바로가기

전성인 칼럼28

긴급재난지원금, 소비와 기부 사이 지난 4월 총선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정부와 여당은 18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을 확보하고도, 재벌개혁 조항은 쏙 빼고 피의자의 방어권만을 확립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왜? 이게 21대 국회가 열릴 두 달 후를 기다리지 못할 일인가? 더 나아가 국회가 본회의에서 한 번 부결시켰던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공정거래법 위반 중 계열사 누락 신고 부분 정도는 괜찮다며…. 이로써 타 금융업권에는 존재하지 않는 왜곡과 편법의 전통을 또다시 확립했다. 라임 사태가 검찰의 기소를 통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결과가 속이 시원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사건의 전모는 재판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발.. 2020. 5. 15.
안정인가 개혁인가 예상한 대로 여당이 압승했다. 몇몇 접전 지역의 등락이 소소한 관심사이기는 했지만, 대세는 총선 훨씬 전에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많은 언론은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국민들이 ‘심판’보다는 ‘안정’을 택했다고 적었다. 안정이라…. 그렇다. 여당은 지난 3년 동안 적어도 경제정책의 측면에서 ‘개혁’은 하지 않고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충실하게 계승했다. 잠깐 반짝했던 최저임금 인상조차 곧바로 놓아 버렸다. 인터넷전문은행부터 사모펀드 규제완화까지 과거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고 심지어 더 왜곡했다. 심지어 이번 총선에서 강남권 지역구에 출마했던 여당 후보들은 1가구 1주택 종부세 완화까지 공약했다. 어떤 정치인은 시중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무기명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정이라.. 2020. 4. 17.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지난 칼럼 게재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늘 검토할 코로나19발 국내외 경제위기 논점을 제외할 경우 가장 뜨거운 감자는 라임 사태의 새로운 전개였다. 장영준 전 대신증권 반포지점 직원의 녹취록이 언론에 공개되고, 김모 행정관과 김모 회장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치열한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검찰도 여러 건의 고소·고발에 따라 이 사건을 추적 중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서울 소재 대규모 로펌이나 참여정부 시절 전직 관료들의 관련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는 시급히 팩트가 더 밝혀질 필요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사건에 연루된 의사와 간호조무사 신모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었다. 다만 아직 이 부회장이 신씨로부터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부분에 대한 정확한 팩.. 2020. 3. 20.
사모펀드 사태, 현안 대응과 개선 방향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노골적인 집행유예 꼼수를 펼치던 파기환송심은 일단 연기되었다. 다행이다. 정준영 재판장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부적절한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검찰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관련자와 노대래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불러 삼성 합병 의혹을 조사했다. 이재용 부회장까지 이제 한 걸음 남았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하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손태승, 함영주 등 이 사태에 연루된 금융회사 임원들에 대해 전결로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내렸다. 마땅한 일이다. 이 와중에 증권선물위원회는 DLF 사태에 연관된 금융회사들에 부과되는 과태료를 깎아버렸다. 당장 봐주기 행정 논란이 불붙었다. 잘못한 일이다. 아이즈원이 정규 앨범을 들고 .. 2020. 2. 21.
조디 포스터와 이재용 재판 조디 포스터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안긴 1988년의 대표작이 이다. 이 영화에서 조디 포스터가 연기한 여주인공 사라는 짧은 치마를 입고 바에서 유혹적인 춤을 추다가 불행하게도 집단 성폭행을 당한다. 영화는 그 재판에 관한 것이다. 영화에서 집단 성폭행 정황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다. 관건은 해석이었다. 범죄자가 잘못한 것도 일부 있지만, 젊은 여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 바에서 유혹적인 춤을 추었으니 여자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정숙한 여자라면 단정한 옷을 입었을 것이고, 그런 유혹적인 춤을 추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매우 교묘하게도 가해자에 대한 약간의 억울함과 그에 따른 면책의 논거가 되기도 하였다. 내가 30년도 넘은 이 영화 얘기.. 2020. 1. 24.
‘아이즈원’을 위한 변명 오늘의 주제는 아이즈원에 관한 것이다. 물론 아마도 이 칼럼이 게재되는 금요일의 헤드라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 여부가 될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두고, 한가하게 걸그룹 얘기를 꺼낸다고 힐난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 주제를 택한 이유는 이 문제가 조 전 장관 구속 여부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젊은 세대에는 조국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고, ‘공정한 경기규칙 준수’라는 측면에서는 지난가을에 있었던 조국사태의 한 측면과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즈원에는 조국사태에 없는 다른 ‘무엇’인가가 더 있다. 인적자본의 형성과 활용이라는 측면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경제학자가 추가로 할 말이 조금 더 있는 영역이다. 더 논의를 진행하기 전.. 2019. 12. 27.
팩트로 확인된 삼성의 꼼수 이번 칼럼에 원래 쓰려고 했던 내용은 ‘아이즈원을 위한 변명’이었다. 인적 자본 형성의 특수성과 공정 경쟁에 대한 내용으로 써 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대형 ‘단독’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칼럼의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아이즈원 문제는 다음 기회를 이용하려고 한다. 최근 불거진 대형 사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뢰 혐의를 받던 유재수 전 금융위 금정국장의 구속이고, 다른 하나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한 여러 언론의 단독보도들이다. 둘 다 중요하다. 하나는 진보 정권의 부패 가능성과 연관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제적 독점 권력의 전횡에 관한 것이다. 일단 오늘은 이 중에서 삼성 문제를 다루기로 한다. 유재수 사건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실체적 .. 2019. 11. 29.
공직과 이별해야 할 사람 글을 쓰는 일은 이별하는 것이다. 적어도 그럴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가깝게 알고 지내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합법과 불법, 정의와 불의의 경계를 걷는 것을 보면서도 그 주제를 다루지 않으면 안되는 불행한 일들이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삼성을 말하고 금융개혁을 말하고, 법안을 찬성하거나 반대할 때 이 사람들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 대형 경제스캔들에 연루된 지인을 두고 아픈 말을 적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그들도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도 그들이 내 글을 읽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은 이별하는 것이다. 오늘 또 한 사람과 이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다. 조 장관은 정의와 공정을 대표하.. 2019. 9. 27.
정의를 향한 한 걸음의 완성, 그리고 또 한 걸음 지금부터 2년 전인 2017년 8월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위증 등 범죄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다. 1심 재판부는 뇌물, 횡령, 재산국외도피, 위증 등 주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형량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라는 불만이 일부 법조인 사이에서 나왔지만, 재벌 총수가 개입된 사건이면 언제나 앵무새처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되뇌던 우리나라 법원 풍경에 익숙한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감격이라고 표현해도 좋다. 우리나라 최대 재벌그룹의 총수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9일, 대법원은 뇌물 액수도 깎고, 승계작업의 존재나 관련성 등을 부인하면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2019.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