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전성인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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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전성인 칼럼45

[경제와 세상]박근혜 대통령님께 국사를 챙기시느라 얼마나 바쁘신지요? 찾아뵙지 못하고 글월로 인사를 드리는 점 너그럽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대통령님께 드리려는 말씀은 우리나라 금융감독의 문제를 바로잡아 주십사 하는 부탁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크고작은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부실, 동양그룹사태, 그리고 최근의 개인신용정보 유출사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과 구조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대통령님께서도 기회있을 때마다 이 점을 강조하셨지만 변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그 이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세칭 ‘모피아’라고 불리는 금융관료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관료는 한 손에 금융감독 권한을, 다른 한 손에는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권한을 틀어.. 2014. 3. 5.
경제 펀더멘털, 안녕하지 않다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서서히 축소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도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럴 때면 정부의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입버릇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이상 없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지난 1997년에는 이 말만 믿고 있다가 많은 사람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그래서 한때 “펀더멘털” 운운하는 말은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8년의 외환위기를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넘기면서(물론 많은 중소기업들이 키코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단어는 다시 경제정책 담당자의 머릿속에 그 입지를 굳혔다. 그래서 요즘도 금융시장이 불안할라치면 당국자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이 말을 꺼내 든다. 그러나 우리 경.. 2014. 2. 5.
‘여인국’의 인구는 어떻게 늘었을까 오늘은 우화(寓話)의 세계로 가 보자. 옛날에 여인들만 사는 나라가 있었다. 남자들이 없으니 인구가 늘어날 수 없었다. 이 나라의 왕, 아니 여왕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이름 하여 ‘외국남자 결혼촉진법’. 그리고 신랑감이 될 남자들을 구하기 위해 해외를 순방했다. 여인국에는 여인이 많으니 수지맞는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꼭 여인국에 들러서 결혼을 해 달라고 세일즈를 했다. 하나 둘씩 남자들이 왔다. 그들은 제후가 부럽지 않게 살았다. 혼숫감으로 이것저것 요구하고, 부인에게는 툭하면 밥을 줄였다. 여왕은 “가정평화 정착”을 외치며 ‘밥값 상승 억제’를 주요 국가 시책으로 정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남자들은 부인이 밥을 많이 먹는다며 가정 경영의 필요가 있는 경우 ‘정리이혼’이.. 2014. 1. 8.
‘응사’와 아름다운 시절 “응사” 열풍이 한창이다. 몇 명의 선남선녀들이 모여서 중장년층의 기억 저편에 버려졌던 조각들을 이토록 뭉클하게 그려낼 줄은 몰랐다. 드라마의 성공에 대한 연극영화적 분석은 당연히 경제학을 전공한 필자의 몫이 아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의 시대상, 특히 그중에서도 경제 상황에 대한 회고에 대해서는 필자도 한 마디 거들 자격이 있다고 본다. 한국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결정적으로 변모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응사”의 배경이 된 90년대 중반은 일종의 세기말에 해당한다. 어두운 시대가 도래하기 전 달콤한 샴페인의 마지막 한 방울을 음미하던 시절. 그래서 이 시기는 지금 되돌아보면 “아름다운 시절”로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우선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었다. .. 2013. 12. 4.
[기고]론스타와 국부 유출 론스타와 대한민국 정부 간에 투자자-국가소송(ISD)이 슬슬 시작되고 있다. 미국 소재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 홈페이지에 가서 사건번호 ‘ARB/12/37’을 기입하면 이 사건이 바로 화면에 나온다. 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소송 경과에 따르면 론스타는 지난 10월15일에 첫 번째 준비서면을 제출했고, 중재 법정이 10월22일 절차명령 제1호를 발동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무소속 박주선 의원(외교통일위원회)은 이번 국정감사 과정에서 론스타가 청구한 금액이 당초 예상인 2조원을 두 배 가까이 뛰어 넘은 43억달러(약 4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밝혔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중재 절차의 진행을 위한 비용 명목으로 이미 상당한 액수의 돈을 미국 법정에 선납한 것도 알려졌다. 이것은.. 2013. 10. 29.
금융감독당국 변혁 ‘레시피’ 오늘(17일)은 금융위 국감날이다. 내일은 금감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동양그룹 사태를 두고 국회의원과 감독당국자 간에 건곤일척의 싸움이 예정돼 있다. 아마도 국감장 여기저기에서 어떻게든 국감장에 들어가려는 성난 투자자들과 국회 경비직원 간에 옥신각신하는 광경도 있을지 모른다. 정무위 국감이 이처럼 국민들의 관심 대상이 되기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론스타 도주 사건 이후 처음이다. 따라서 그때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오늘과 내일의 국감이 어찌 진행될 것인지를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다. 보나마나 금융위원장은 궤변을 늘어놓거나 금감원장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고,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에게 미루거나 때로는 금융위가 제도를 마련해 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노라고 버틸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책상만 치고는 금.. 2013. 10. 16.
금융개편, 산은 축소가 핵심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27일 정책금융공사를 산업은행에 통폐합시키고 산은지주 산하의 대우증권 매각을 당분간 보류하는 내용의 정책금융개편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아울러 부산에 선박금융공사를 신설하는 방안도 사실상 보류시켰다. 이중 선박금융공사 보류는 솔직히 말해 대선 당시 표를 얻을 욕심에 만들어진 공약을 어렵게 정지시켰다는 점에서 필자는 찬성한다. 문제는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 간 통합 부분이다. 산업은행의 기능 개편은 1990년대 후반 박정희 전 대통령 방식의 경제개발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외환위기에 따른 새로운 금융시스템의 구축이 화두가 되면서 금융개혁 논의 때마다 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곤 했다. 그러나 대략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것은 산업은행이 .. 2013. 9. 11.
증세도 없이 복지를 한다고? “증세도 없고 복지 축소도 없다.” 세법 개정 파동을 두고 당·정·청이 입을 모아 쏟아낸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말은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증세 없이도 복지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뾰족한 수’를 찾겠다는 뜻이리라. 선거를 앞둔 정부가 거짓말을 했을 리는 없으니, 관건은 증세 없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무엇인가라는 점일 것이다. 뾰족한 수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우선 말장난은 배제하기로 하자. “세율을 올리지 않고 공제폭을 축소한 것이니 증세가 아니다”라는 말은 따라서 뾰족한 수의 후보에서 삭제한다. 재원 조달의 첫 번째 가능성은 정부 기능을 대폭 축소하여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쉽.. 2013. 8. 16.
여전히 두려운 ‘분노의 땔감들’ 필자는 한때 정기 칼럼 기고에 관한 한 절필을 선언했었다. 대략 5년 전의 일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론스타 문제 등 정말 절실한 문제가 있을 때에는 산발적으로 이곳저곳에 기고를 한 적이 있지만 전국 일간지에 게재하는 정기 기고는 중단했었다. 필자가 기고를 중단했던 이유는 한 졸업생으로부터 받은 e메일 때문이었다. 그 졸업생은 가끔 필자의 칼럼을 읽어 주었는데 하루는 “선생님 글이 점점 무서워져요”라고 논평을 전해 왔다. 그동안 필자의 글이 매섭다는 말은 가끔씩 들어왔다. 그리고 철없던 시절에는 이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내심 우쭐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매섭던 글이 무서운 글로 변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그것은 필자의 글이 상대방에 대한 “적절한 (그리고 어쩌면 따끔한) 비판”의 차원을 넘어 “분노와 한풀이”.. 201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