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전성인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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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전성인 칼럼45

윤종규 회장과 최수현 원장 최근 금융권 수장 두 명이 교체되었다. 우선 KB금융지주는 오는 금요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윤종규 회장 후보를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고 그 후임에 진웅섭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내정되었다. 두 분 모두 청년기에 어렵게 공부했던 이력이 있어서 벌써부터 호사가들은 ‘평행이론’을 떠올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의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정반대로 읽힌다. KB금융지주의 경우에는 윤종규 회장 선임이 모피아 압력에 “저항”한 사례고, 금융감독원장 선임의 경우에는 그냥 “낙하산의 일방적 수용”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우선 KB금융지주 경우부터 보자. 임영록 회장 퇴임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만큼이나 신임 회장 선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그.. 2014. 11. 19.
최경환 경제팀 ‘100일의 민낯’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지 벌써 100일이 되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수출지상주의가 아니라 내수활성화를 거론했고,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기 때문이다. 배당을 많이 하라는 정책방향도 외국인의 귀에는 솔깃하게 들렸으리라. 강남 3구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부동산 투기 조장이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대는 있었다. 그러나 100일이 지난 지금, 사람들과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다.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었고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려 한다는 것을 씁쓸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시 투자활성화를 강조하고, 대기업 총수 사면론을 꺼내 들고, 죽어도 증세는 못하겠고, 부자들 소득은 분리과세로 빼주고 서민들 호주머니 털어서 재정을 메우려고 하는 속내가 드러났기 때문.. 2014. 10. 22.
피할 수 없는 증세, 제대로 하자 바야흐로 예산 국회의 시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산 국회의 꽃은 지출 부문이었다. ‘형님 예산’, ‘쪽지 예산’이 난무하던 기억은 모두 재정 지출과 관련된 것이었다. 세수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부문이었다. 경제는 자동적으로 성장하는 것이고, 세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게다가 많이 들어왔다. 매년 세계잉여금이라는 이름으로 세금이 계획보다 더 걷히고, 이를 쓰기 위한 정기적인 행사가 추경(추가경정예산)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풍속도가 바뀌었다. 형님 예산, 쪽지 예산이 난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점점 세수 쪽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찬밥’이 갑자기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뜨거운 감자’가.. 2014. 9. 24.
삼성 따라가는 하나금융지주 “승용차 부문에는 진출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 1992년, 삼성중공업의 김연수 사장이 자동차 업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상용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애초부터 지킬 의도가 없었던 약속이었다. 승용차 산업은 이건희 회장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바로 이듬해인 1993년부터 삼성생명 자금을 동원해서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집했다. 그러더니 결국 오만 군데 로비를 해서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 공장을 짓는 조건으로 1994년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은 약속 파기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목적을 달성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상 이치란 참으로 묘한 것이다. 하늘이 약속 파기를 호되게 심판한 것이다. 삼성자동차는 IMF 외환위기의 한 원인을 제공하더니 결국 1999년 6월30.. 2014. 8. 27.
금리인하의 전제 조건 금리인하가 머지않은 듯하다. 정부와 금융시장은 이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종합주가지수가 급등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혹자는 주가지수 급등이 사내유보금의 활용을 강제하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적어도 정부 발표에 의하면 사내 유보는 배당 못지않게 근로자의 임금 인상 보전, 심지어 최근에는 동반성장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 때문에 자본시장이 달아오를 수는 없다. 결국 금리인하 때문이다. 필자는 작년부터 금리인하를 주장해왔다. 물가가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3년 평균 물가상승률 3%는 고사하고 물가목표의 하한인 2.5%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줄곧 계속되는데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한은법의 의무를 저버린 위법한 것이.. 2014. 7. 30.
‘제2의 외환위기’ 막으려면 경제학자의 임무는 ‘불길한 예언’을 하는 것이다. 트로이의 멸망을 예언했던 ‘카산드라의 역할’이 그것이다. 오늘은 그것을 하고자 한다. 불길한 예언의 핵심은 ‘제2의 IMF 외환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경제는 1997년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그 유사성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강하다. 우선 원화 절상이다. 1997년 초 임기 말에 다다른 김영삼 정부는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이라는 정치적 구호를 성취하기 위해 무리하게 원화 절상을 유도했다. 그 결과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대외불균형이 심화되었다. 1997년 초 1달러당 845원 수준이던 환율은 외환위기 중 그 가치가 급전직하하여 1997년 말에는 한때 1달러당 1962원에 달하기까지 했다. 지금도 원화 절상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2014. 7. 2.
임대소득 과세 완화, 안된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커다란 정치일정 하나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진정한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표(票)퓰리즘이 난무했다. 앞으로 7월에 미니 총선급의 재·보선이 기다리고 있어 당분간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도 그 첫 단추는 부동산쪽이 될 것 같다. 당장 5일 오전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건설업계 조찬간담회’를 개최한다고 하고, 11일에는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주택 임대소득 과세 완화 방안을 놓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겉으로는 과세 강화 방안을 얘기하지만, 속으로는 과세 완화 방안에 협력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아직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재위 간사인 김현미 의원조차 여기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2014. 6. 4.
정무위 문턱도 못 넘은 ‘신용정보법’ 지난 5월2일, 4월 임시국회가 폐회됐다. 국민에게 매일 정쟁만 일삼는다고 눈총받던 국회가 이번에는 제법 많은 법률을 통과시켰다. 금융 현안을 다루는 정무위도 몇 가지 중요한 법들을 통과시켰다. 가장 특기할 만한 법률은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었다. 이번 개정은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방송법과 함께 날치기 통과시켰던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금산분리 완화 조항을 다시 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큰 성과다. 아쉬운 점도 많다. 먼저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기구 신설 문제가 끝내 모피아의 ‘밥그릇 지키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또 좌절된 부분이다. 모피아는 이번 승리로 휘파람을 불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러면 이럴수록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관피아 중의 관피아’로 점점 나쁜 인상이.. 2014. 5. 7.
또다시 태풍의 핵이 된 삼성생명 지난 주말부터 금융계에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전쟁이 또 하나 시작되었다. 요즘 가요계가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떠들썩한데, 가히 올드가이의 귀환이라 할 만하다. 삼성생명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태풍의 핵은 언제나처럼 우리나라 법질서를 위반하며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문제다. 삼성은 우리나라 금융질서의 근간을 위배하면서 금융기관의 고객 돈을 이용하여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래서 틈만 나면 문제가 되었다. 삼성생명의 지배회사인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에 해당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것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했지만 어떻게 국회의원을 움직였는지 오직 삼성만을 위한 부칙을 신.. 2014.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