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전성인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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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전성인 칼럼45

‘가계부채의 날’ 감상 포인트 오늘은 가계부채의 날이다. 한국은행은 2분기 가계신용 동향을 발표하고, 정부는 때맞춰 정부 합동으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이 “특별한 날”을 감상하는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기로 하자. 먼저 시간을 되돌려서 지난 4월18일로 거슬러 가 보자. 4·13 총선이 야당의 승리로 끝난 직후, “금융위, 소액 장기 연체 채권 소각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떴다. 누가 보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대표 공약이었던 “천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 즉시 소각”을 의식한 정책기조의 변화였다. 따라서 오늘 대책에 이런 말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감상 포인트다. 없다면 그것은 현 정부의 야당 평가를 반영한 것이 될 것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정부가 가계부채의 .. 2016. 8. 25.
상록수와 국유재산 증발 상록수라는 나무 종류가 있다. 겨울이 와도 잎이 시들지 않고 사시사철 푸르른 나무를 말한다. 그래서 심훈의 소설 제목이 되기도 하고, 시위 현장에서 들리는 노래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딱 한군데, 상록수가 안 좋은 의미로 쓰이는 곳이 있다. 금융권이다. 상록수는 영어로 에버그린인데 금융권에서 상록수 또는 ‘상록수 만들기(에버그리닝)’란 채무자가 이자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부실대출이 있을 때 그 자금 부족분을 추가로 대출해 주어서 그 부실대출을 마치 정상적인 대출처럼 허위, 과대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짓은 하면 안된다. 그런데 그 숨기고 싶은 치부가 어제 백일하에 드러났다. 감사원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거기에는 “혹시나” 했던 진실이 떠억하니 포함되어 .. 2016. 6. 16.
국책은행 지원 방안, 재정투입 외 다른 방법 없다 최근 경제계의 화두는 단연 구조조정이다. 그래서 오늘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국책은행 재정지원 방법의 기술적 측면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첫째, 산업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안이다. 산금채를 한은이 직접 사주는 것은 불법이다. 따라서 가능한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정부가 국채 발행해서 유동성을 넣어 주는 방안. 이것은 국회 가야 한다. 둘째, 정부가 산금채에 지급보증하는 방안. 이것도 국회 가야 한다. 셋째, 한은이 은행에 꼬리표 붙인 돈을 대출해 주고(소위 ‘한은특융’), 은행이 산업은행에 유동성을 넣어 주는 방법. 이것은 은행의 위험자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은행은 자기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결국 어느 것도 쉽지 않다. 정공법은 정부가 국회 가서 허락받아서 산은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이다. .. 2016. 5. 11.
[경제와 세상]삼성재단 주식 매입과 이재용 지난 2월25일 삼성생명공익재단(이하 삼성재단)은 삼성SDI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30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재용 삼성재단 이사장도 삼성SDI가 보유 중인 주식 2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재단의 주식 매입은 잘못된 행동이다. 도덕적으로도 잘못됐고, 법적으로도 잘못됐다. 따라서 이 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다스려져야 한다. 우선 도덕적인 측면부터 살펴보자. 삼성재단이 이번에 사용한 현금 3000억원은 그 이전에 보유했던 삼성생명 주식의 매각 자금 5000억원의 일부이다. 그런데 그 사연이 참으로 기구하다. 2006년 10월 이건희 회장의 매부였던 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이 일본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런데 사후 2개월이 지나서 갑자기 ‘그동안 아무도 모르게 .. 2016. 3. 2.
원샷법, 더민주의 착각과 외면 지난 20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4일 만에 당무에 복귀해 첫 발언으로 “삼성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지원을 받는데 밖에 적이 있으면 안에서 (삼성을)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그 논거였다. 그리고 보란 듯이 원샷법을 양보해 버렸다. 작년 말 공청회 직후에 산업부가 사소한 내용 몇 가지를 고친 상태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백기를 들어버린 것이다. 재벌 대기업을 적어도 일부라도 배제해야 한다던 주장은 어디론가 슬그머니 감춰 버렸다. 그렇다고 기업지배구조 선진화에 관한 상법 개정안 등 관련 분야의 개혁 입법을 관철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두 달 동안 밀고 당기기를 했다는 말인가. 산자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궁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2016. 1. 27.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최근 한·일 양국 정부가 발표한 ‘위안부 합의’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이 끓고 있다. 명예와 진실규명, 사과와 법적 책임은 간 곳 없고, 몇 푼 되지도 않는 돈과 소녀상 이전, 그리고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침묵 서약 등 해괴한 단어들만 떠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이 버젓이 존재하건만, 그들의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양국 정부가 ‘창조적 해석’만 번지르르한 문건을 만들고는 헤어졌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미안하다고 ‘창조적’으로 말하고 돈도 조금 줄 테니, 앞으로 다시는 입도 뻥끗하지 말아라. 그리고 꼴 보기 싫은 저 소녀상 좀 치워라.”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모습은 지금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65년 대일 청구권 자금을 둘러싼 한일협정(정확한 명.. 2015. 12. 30.
원샷법과 재벌 여야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소위 ‘원샷법’)을 이번 회기 중에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 법은 공급과잉에 처한 ‘정상적 기업’의 사업재편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된 법이다. 그러나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는 법이기도 하다. 이하에서는 그 문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 법은 정부가 추진하는 법이다. 실제로 이 법의 성안 과정에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정부 입법으로 발의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제정법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공청회도 없었고, 입법예고 기간 중 국민의 여론을 청취하고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도 생략됐다. 이 법안은 정부가 실질적으로 다 만들어 놓고도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됐다. 그런데도 여권이 집중적으로.. 2015. 12. 2.
[경제와 세상]대우조선, 정공법으로 풀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돈 넣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29일 산은과 수출입은행 주도로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 어제(4일) 금융감독원 주도의 채권단 회의가 열렸다. “채권단에 대한 자금 지원 압박은 없었다”는 투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인가. 그러나 올해만 해도 5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분식회계와 산업은행의 관리 소홀 의혹도 있는 이 사건을, 그리고 무엇보다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형태로 존재하는 국민의 재산이 증발해 버린 국부 손실 사건을 이대로 적당히 돈 넣고 어물쩍 넘어갈 수는 없다. 꼭 필요하다면 돈을 더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넣어서는 안된다. 순서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 2015. 11. 4.
[경제와 세상]성장률이 가라앉는 이유 한국 경제가 망해가고 있다. 이번 정부가 창조경제 운운하며 요란을 떨었지만 그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실질 경제성장률 2%대, 명목 경제성장률 3%대가 그 적나라한 민낯이다. 작년 국회에 올해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전망한 6%대 명목 성장률은 희대의 사기극으로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변명거리도 별로 없다. 메르스 사태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작년에는 세월호 사고가 있었다. 올해 성장률은 작년 동기에 대비해서 계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를 감안할 경우 올해는 원래 성장률이 더 잘 나와야 맞다. 따라서 메르스 사태를 감안해도 특별히 성장률이 가라앉을 이유는 별로 없다. 현재 성장률은 그저 우리의 숨김없는 실상일 뿐이다. 따라서 지금 경제정책의 최우선은 성장이다. 성장하지 않겠다는 것은 모든 .. 2015. 10. 7.